뮤지컬- / 뮤지컬 <대장금>
오미자의 다섯 맛처럼… 때론 달고, 때론 쌉쌀한 맛의 조화
2008-08-13 기자
새출발하는 뮤지컬<대장금>
‘뮤지컬 대장금’은 역사적 사건 속에 사람과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공연이다.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 개인이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의 사건과 사람들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해 확대하여 보여준다. 54부작 대하 드라마를 2시간 30여분의 무대예술로 압축하면서 뮤지컬 만의 감동을 불어넣기 위해 주인공의 운명과 인연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서사적인 사건이 주는 설명적 상황에 감정적인 터치를 더해 뮤지컬에서 강조되는 멜로 라인을 강화했다. 그리고 한 가지 사건에 당면했을 때, 각 캐릭터의 내부 속에서 꿈틀거리는 생각들이 어떻게 다른 인물과 조화하고 갈등하는지에 대한 표현을 구체화시켰다.
한번 편집이 끝나면 변하지 않는 영화와 달리 공연은 공연횟수를 거듭함에 따라 구성이나 연출이 조금씩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작품의 요소요소를 업그레이드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첫 막을 올린 뮤지컬 ‘대장금’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30회의 정규 공연을 마치고, 평단과 관객의 조언을 받아들여 작품을 업그레이드했다.
또한 ‘뮤지컬 대장금’의 묘미는 성공 스토리와 사랑을 어떻게 조화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성공스토리를 적극적인 장금의 캐릭터로 구현했다면, 개인간의 인연이자 감정인 사랑은 한국적인 정서에 바탕을 둔 은근함으로 표현했다.
서로 돌보아주고 지켜주는 민정호와 장금의 사랑과 자신의 욕심을 포기할 수 있는 중종의 사랑, 그리고 상대가 알아주지 않아도 목숨까지 바치는 금영의 애틋한 모습들이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길 것이다.
조선시대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이지만, 서양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현대적인 음악이 극을 관통하고 있다. 여기에 국악기가 솔로로 협연하는 곡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색다른 퓨전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영화 음악 감독으로 실력을 입증한 조성우 작곡가의 상황별 음악 구성은 극적 긴장감과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일 것이다.
안무 역시 전통과 현대를 잘 조화하여 재창조 하였다. 경쾌한 선율과 다양한 소품을 사용한 드라마적인 안무와 어우러져 극적 이해도와 재미를 더한다. 한국적 춤사위를 바탕으로 한 퓨전적 춤사위의 창조는 전체적인 군무를 한층 더 역동적이고 활기차게 표현했다.
뮤지컬 <대장금>의 비주얼 부분은 “한국의 선은 그대로 남기되 그 안에서 색감, 문양, 질감에 변형을 가한다”는 대원칙 하에 이루어진다.
무대의 경우 세부적인 재현보다는 상징, 생략, 과장을 통해서 차별화된 무대예술로서의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다. 전통 미술을 다채롭게 응용하여 색다른 전통미를 볼 수 있을 것이며, 건축물의 경우그 일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다양한 각도로 연출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인물들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인물들간의 친근 관계, 적대 관계에 따라 색채감을 달리하여 관계성을 표현할 것이다.
유명 드라마가 원작이어서 이미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줄거리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씬을 삭제, 통합하는 등 구성을 달리 하여 더욱 완결성이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갖추도록 했다. 그리고 인물간의 관계를 더욱 드러나 보이게 하기 위해 대사를 추가하여 객석과의 정서적인 교류를 더욱 원활하도록 했다.
나인이 되어 처음 부르는 장금이의 솔로곡이 새로운 곡으로 대체되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운명에 대한 의지를 한층 더 강하게 표현했다.
퇴선간에서 부적이 발견되는 장면에서는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새로운 뮤지컬 넘버로 대체되었으며, 엔딩 장면에서는 웅장함을 끌어낼 수 있도록 편곡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창작진의 열정으로 새롭게 다듬어진 뮤지컬 ‘대장금’.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 더 많은 관객들이 장금이의 아리아에 흠뻑 취하길 기대해본다.
공연일시 8월 25일 ~ 9월 9일
공연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시간 평일 19시 30분(수 14시 추가)/
토 15시, 19시 30분 /
일·공휴일 14시, 18시 30분
티켓가격 VIP석120,000원, R석100,000원,
S석80,000원,A석60,000원, B석40,000원
공연문의 (02)738-8289
홈페이지 http://www.dae-janggum.com/
#줄거리
어머니의 유언에 따르기 위해 궁으로 들어가 생각시가 된 어린 장금은 호기심 많은 성격으로 이것 저것 묻기 좋아하는 아이다. 궁 안에서 성장하면서, 뛰어난 총기 때문에 주변 나인들의 시샘과 최상궁의 경계를 받지만, 언제나 기본에 충실한 원칙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어머니가 남긴 발기책을 찾으러 간 장금은 중전의 아이를 여아로 바꾸는 부적을 붙이러 온 금영과 맞닥뜨리게 되고, 역모의 모함을 받게 된다. 한상궁과 최상궁은 최고 상궁 경합을 통해 이 일을 정리하기로 하지만, 최판술 집안의 모함으로 결국 한상궁은 죽고, 장금이는 제주도 관비가 되어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민정호는 장금의 결백을 믿고, 그녀를 돌보아주다 사랑을 느끼게 된다. 민정호를 짝사랑해왔던 금영은 이 모습에 가슴 아파한다. 장금은 어머니의 뜻을 잇기 위해 의녀가 되어 궁으로 돌아오고, 역병이 돌고 있는 마을에 들어가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