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 돌아온 청순미녀 수 애
“남편 찾아 베트남 갔어요!”
2008-07-10 신혜숙 프리랜서 기자
‘청순미녀’ 수애가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님은 먼 곳에>로 돌아온다. 극중 수애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월남전이 한창인 베트남에 가는 ‘순이’ 역을 맡아 그간 숨겨온 춤과 노래 실력, 섹시미까지 발산한다. “모든 남자의 첫사랑인 어머니의 DNA를 가졌다”는 수애. 그녀의 색다른 매력이 올 여름 스크린을 강타할 예정이다.
“사랑한다고 말 할걸 그랬지~망설이다가 떠나간 사람~”
지난 6월 30일. <님은 먼 곳에> 제작보고회에서 수애는 김추자의 70년대 히트곡 ‘님은 먼 곳에’의 한 소절을 불렀다. 노래 후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혔지만 가창력은 심상치 않았다. 수애의 남다른 노래 실력은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어머니 DNA 가졌다”
<님은 먼 곳에>는 <라디오스타>와 <즐거운 인생>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음악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1971년을 배경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남편(엄태웅)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베트남으로 떠난 ‘순이’의 성장통과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의 비극을 그린다.
수애는 평범한 시골아낙 ‘순이’가 위문공연단의 히로인 ‘써니’가 되는 과정을 소화하며 청순함에서 섹시함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가창력과 댄스 실력도 수준급.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간드러지게 노래 부르는 모습은 ‘수애 맞아?’란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롭다.
그간 ‘음치, 몸치’라 했던 게 거짓말이었나 싶지만 수애에 따르면 이는 노력의 결과다. 이준익 감독과 노래방, 클럽 등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이 자신감이 생겼고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다.
“음치, 몸치 맞아요. 노래 부르는 장면 첫 촬영 때 이준익 감독님이 ‘해도 너무한다’고 하셨을 정도에요.(웃음) 감독님은 순이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지만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고 싶었어요. 배우로서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두 달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데뷔 전 여성 그룹 준비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경험도 도움이 됐고요.”
70년대 대표미인 정윤희를 닮은 복고풍 미모에 여리면서도 강단 있는 이미지를 가진 수애는 한눈에 봐도 순이 역에 ‘딱’이다.
이준익 감독 역시 “순이는 우리 어머니 세대고 어머니는 모든 남자의 첫사랑이다. 현존하는 여배우 중 그런 어머니의 느낌, 모성애를 훌륭하게 표현해 줄 DNA를 가진 이가 수애였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수애는 시나리오를 읽고 두려움을 느꼈다. “남편을 만나러 머나먼 타국에 가서 홀로 외로움과 슬픔, 전쟁의 참혹함을 만나는 여인”을 잘 표현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 이런 수애를 카메라 앞에 세운 건 이준익 감독에 대한 믿음이었다.
“감독님을 만나고 믿음이 생겼어요. 저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됐고요. 감독님이 남성적인 영화를 주로 만드셨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여자의 심리도 잘 아시는 것 같아요.(웃음)”
순이 캐릭터를 잡아가는데도 이준익 감독의 도움이 컸다. 순이를 보고 “가장 먼저 어머니를 떠올렸다”는 수애는 이준익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고 70년대 실제 위문공연을 했던 사람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통해 순이, 70년대 사람들과 감정적 교감을 쌓아갔다. 자신의 내면에 있던 ‘올드’한 감성도 끌어올렸다. 덕분에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순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의 까다로운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준익 감독이 대사나 표정 대신 생각을 영화에 드러내라고 한 것.
베트남 전쟁의 비극과 여운
“순이는 대사가 별로 없어요. 감독님은 영화에 대사나 표정보다 제 생각이 보여야한다고 하셨는데 연기로 생각을 보여주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힘겨운 과정을 거쳤지만 그만큼 보람되기도 했어요.”
더운 태국에서 진행된 5개월간의 로케이션 촬영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지만 웬걸. 수애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따뜻한 햇살과 엔딩 장면이 생각나서 지금도 가고 싶을 정도”라며 그리움을 나타냈다.
“여배우로서 다시는 만나기 어려운 좋은 경험을 했다”고 표현할 만큼 <님은 먼 곳에>에 대한 만족감이 큰 수애. 그래서일까? 한국영화계가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흥행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품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가 위기잖아요. 많은 대작들과 경쟁도 해야 하고요. 모든 한국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지만 주연배우로서 <님은 먼 곳에>가 가장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아주 잘 됐으면 좋겠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