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추월한 벤처부자 ‘권혁빈’, 누구?

이재용 이어 4번째 억만장자 IT계 ‘신흥 부호’ 떠올라

2016-12-16     오유진 기자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현재도 연매출 1조 원 이상 

중국 게임업계 거물 텐센트와 손잡으며 승승장구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게임업체 창업자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회장이 세계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재벌 순위 4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8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IT 100대’ 부자에 이어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500위’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특히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제치고 선정되며 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요서울은 국내 재벌 판도를 요동치게 한 장본인이자 게임업계에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로 불리는 권 회장의 일대기를 쫓아가 봤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500대 부호’에서 자산가치 53억 달러(약 6조1893억 원)로 274위를 기록했다. 이건희 삼성회장(60위, 146억 달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94위, 68억 달러), 이재용 삼성 부회장(247위, 58억 달러)에 이어 국내 억만장자 가운데 4번째로 자산이 많은 인물로 선정된 것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을 제치고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지난해 세계 부호 순위 949위로 1000명 순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세계 억만장자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또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정주 NXC 회장 등은 500위 밖으로 IT 업계에선 권 회장이 유일하게 500대 부자에 포함됐다. 이는 한국 IT업계 최대 부자 중 한 명인 셈이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IT 100대 부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인은 총 5명이 포함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19위)과 이재용 부회장(29위)에 이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60위)이 올라갔다. 김정주 NXC 회장(79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92위)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를 있게 한 ‘크로스파이어’

권 회장은 1974년생으로 서강대 전자공학과 92학번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직속 후배로 유명하다.

그는 1999년 온라인 교육 솔루션 회사 ‘포씨소프트’를 세우면서 첫 회사를 설립했고, 2000년 개발한 동영상 강의 편집 프로그램이 국내 대기업과 해외 대학에도 공급됐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e러닝(인터넷이나 인트라넷을 통한 교육 및 훈련 서비스의 설계, 구축, 관리를 포함한 개념)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경쟁 심화로 그의 첫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권 회장은 2002년 온라인 게임개발업체 스마일게이트를 세우며 2007년 온라인 총싸움 게임(이하 FPS) ‘크로스파이어’를 국내와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국내 FPS 시장에서 2005년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 등의 인기가 더 높아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서 서비스 종료됐지만 2013년 재출시 했다.

그러나 2008년 중국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이후 중국에서 ‘빅히트’를 치며 매출 48억 원을 기록했다. 또 중국 게임업계 거물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손을 잡으며 승승장구해 나갔다. 현재까지도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2012년 당시 동시접속자 수 420만 명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게임을 한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이 게임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2010년 동시접속자 800만 명을 기록했다. 회사 측이 밝힌 전체 이용자 수는 80개국 6억5000만 명이다.

크로스파이어의 인기에 힘입어 권 회장의 ‘스마일게이트’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국내 유명 게임업체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주가수익비율(PERㆍPrice Earning Ratio) 등에 기초해 산출한 회사 가치는 2014년에 30억 달러(3조5070억 원)를 뛰어넘었다.

특히 그는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이에 그의 개인자산도 크게 올랐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비상장사임을 감안해 자본총계(연결)를 기준으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등 13개 종속기업을 포함한 개인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8906억 원으로 2014년 6628억 원 측정된 이후 1년 만에 2000억 원 이상 증가하는 큰 성장 폭을 보였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5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는 ‘53회 무역의 날’에서 5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올해 역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는 문화콘텐츠 업계 최초의 기록이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4년에도 수출실적 1억 9000만 달러를 달성해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매출 의존도 높은 점이 한계

하지만 권 회장의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점이 한계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003억 원에 영업이익 3323억 원, 당기순이익 2349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텐센트에서 받는 로열티 수입이 연간 6000억 원으로 집계된다. 대부분의 수익을 ‘크로스파이어’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단일 서비스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모바일로 보폭을 넓히고 PC 신작을 개발하는 등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2년간 300여명을 투입해 자체 개발한 모바일게임 ‘거신전기’와 ‘모두의불금’이 흥행을 거두지 못하며 ‘크로스파이어’를 잇는 ‘빅히트’ 게임을 못 내고 있다.

권 대표는 현재 개발비 800억 원의 MMORPG ‘로스트아크’를 시작으로 신작 인기몰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게임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어 ‘크로스파이어’를 잇는 흥행을 기록하며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또 한번 성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