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화가 몽우 조셉킴 ‘꿈의 전시회’
해외에서 “제2의 피카소” 극찬
2008-05-02 백은영 기자
지난 1999년 겨울 뉴욕, 이중섭·박수근의 작품보다 더 뛰어난 그림으로 미국의 컬렉터들을 놀라게 하며 순식간에 500여점의 작품을 모두 팔아버린 화가, 화풍을 바꾸고자 자신의 왼손을 망치로 내려치고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열정과 광기의 주인공, 임파선암이라는 불치병을 이겨낸 의지의 화가인 몽우 조셉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는 천재 화가 조셉킴이 세 번째 개인 전시회를 연다. 한국이 낳은 회화적 테크니션의 젊은 대가인 몽우 조셉킴(MONG WOO)의 구작에서 신작까지 모두 만날 수 있는 ‘2008년 천재화가 몽우 조셉킴展’. 우리나라 최고의 천재 화가로 칭송되는 그의 작품과 정신세계를 찾아가 본다.
“초등학교만을 졸업하고 14살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만 그리고 살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선생님께서 학교를 나오지 말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후 형님과 공방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밥도 먹지 않고 그림만 그리고 돌 조각만 했습니다.”
몽우에게 그림은 숙명적인 것이었다. 한 달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삶은 계란과 김치 고추장, 된장으로 그림을 그리는 등 그림 그리는 일이 많아지자 부모님은 걱정이 돼 병원진찰을 받게 했다. 이처럼 몽우는 어린 나이에 이미 그림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공방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유태인 아브라함 차를 만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형님에게 관심이 있어서 뉴욕으로 데려가 그림 공부를 시키고 싶어 했는데, 정신병원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그림에 몰두하고 말썽을 많이 피우는 제가 안타까웠는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전수해주셨죠.”
백 석 시 읽고 달라진 화풍
아브라함 차를 만난 이후 그는 우연히 한국 교포 소개로 미국 뉴욕의 한 파티장에 그림을 전시하게 됐다. 이것이 그에게 화가로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의 한 유명 아트포스터 제작자가 구석에 있는 몽우의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아 300여점의 그림을 사갔다. 그리고 입소문이 퍼져 나머지 주변 사람들까지 200여점을 모두 사갔다. 뉴욕에서 전시회를 하려고 했던 몽우의 그림은 모두 팔려나갔고 미국에서 몽우에게 ‘천재적인 화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저의 그림을 사간 분은 샤갈, 피카소의 진품을 액자로 만들고 아트포스터를 만드는 미국의 한 유명한 콜렉터였습니다. 그분께 저의 그림을 사간 이유를 물어보자 ‘그저 감탄스러운 그림이다’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물심양면 도움을 주었단 금융인은 9·11테러 사건으로 사망하게 됐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몽우는 그림을 팔고 번 1억 5000
만원으로 가구 소품공장을 만들어 운영했으나 사업 실패로 3억원이라는 부채를 안게 됐다.
“우울증에 시달리며 그림을 그리는 일을 멈추었습니다. 삶의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섬세하고 예민한 몽우에게 한줄기 서광 같았던 사람의 부재는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다. 그러나 몽우는 다른 또 한명의 은인을 만나게 된다.
빚보증으로 그림조차 압류된 그가 우울증을 앓자 신체적 감정적인 균형이 깨질지는 것을 우려한 독일인이 후원자로 나선 것이다.
이중섭이나 고흐처럼 자해하며 건강을 해칠까를 걱정한 화가이자 콜렉터인 토마스 마틴.
그와의 계약조건은 ‘자살하지 말 것, 누워서 울지 말 것, 힘들고 피곤할 때 작품을 그리지 말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012년까지 계약을 맺었던 토마스 마틴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자 2005년부터 재정적인 후원을 끊었다.
그러나 극심한 생활고와 정신적인 방황을 겪고 있었던 그에게 마음의 안식을 찾아 사람이 생겨났다. 인사동에서 우연히 몽우의 그림을 보고 지원자가 되어준 문학 비평가 송 준 선생이다. 송 준 선생을 통해 알게 된 백 석의 시를 읽으며 몽우의 화풍이 변해갔다.
“20살부터 25살까지 혈기왕성한 시절, 해외 컬렉터들에게 인정받는 그림을 뛰어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망치로 왼손을 내려쳤습니다. 1년 동안 왼손을 쓰지 못하고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송 준 선생님을 만나 알게 된 백 석 시인의 시는 예술 그 이상의 감성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신정아 사건을 보아도 알 수 있는 국내 화단의 학력위주의 풍토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그림만을 그려온 몽우에게 냉소를 보냈다. 그의 그림보다는 프로필이나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해외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화가이다.
“그림을 그리면 행복한 몽롱한 상태가 됩니다. 며칠이고 잠을 자지 않고 밥을 먹지 않은 채 그림만 그립니다.”
초등학교 학력의 작은 거인
열정적이고 광기에 사로잡힌 우리시대 유일한 화가인 몽우 조셉킴. 마지막 천재화가인 몽우의 꿈의 퍼포먼스가 다가오고 있다.
‘꿈쟁이’라는 이름처럼 꿈같은 그의 미술전시회에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시선과 기대가 한곳에 모아지고 있다.
#천재화가 몽우 개인전
장소 운현궁 SK 허브 일공일 gallery (안국역 5번 출구)
일시 2008년 4월 30일~5월 13일 10:00~19:30분
문의 010-4114-0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