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황교안... 野 “"대통령 흉내 말라"
“국정수습 길은 열어줘야”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고건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수동적 현상 유지만 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야당과 마찰을 피하지 않으며 외교·안보·민생·경제 현안을 적극 챙기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3일 국무회의에서 “내각과 전 공직자들은 비상한 각오와 겸허한 자세로 굳건한 안보 위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특히 “최근 국방부 해킹 사례에서 보듯 (북한과의) 사이버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라며 철저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와 서울경찰청 교통순찰대를 방문해 연말연시 치안 확립과 음주·난폭 운전 단속 등을 주문했다.
이날 오후엔 남시욱 전 문화일보 사장,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 등 언론계·학계 원로 6명을 만나 국정 공백 최소화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나아가 황 권한대행은 야당들이 요구하는 '20~21일 국회 대정부 질문 출석'에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총리실은 "헌법상 대통령은 대정부 질문 출석 대상이 아니고, 대통령 권한대행도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군 통수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이 국회에서 장시간 머무를 경우 국가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
이에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황교안 총리님, 대통령 되신 것 아니거든요”라고 지적한 뒤 “폼 잡지 말고 (대정부질문에 나와) 본인의 국정 구상을 잘 설명하는 장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