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박찬호‘10년 계획’미리 짰다
신년 특별기획 (1) 스타들의 재테크
2008-01-07 김종훈 기자
빅 스타들은 어떤 방법으로 자산을 관리할까? 거액 연봉을 받는 해외파 스포츠스타들의 재테크가 궁금하다. 또 그들은 과연 누구를 통해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들만의 투자처를 추적해 봤다. 먼저 영국 프로축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과 미국 프로야구 박찬호(LA다저스). 박지성은 시즌 연봉 52억원을 받고 거액 자산가가 됐다. 정확히 영국기준 주급 5만5000(약 1억원)파운드를 받고 있다. 박찬호는 전성기 때 연봉이 100억원을 웃돌았으나 현재 연봉은 50만 달러(약 4억7000만원)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할 경우 연봉 상향이 기대된다. 대한민국 대표 해외 스포츠스타들의 재태크 면면을 들여다봤다.
박지성과 박찬호는 우리은행 투체어스(TWO CHAIRS) 강남센터 마스터 PB(자산운용 전문가) 박승안 팀장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두 빅 스타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마스터 PB는 박승안 팀장. 박 팀장은 우리은행이 PB사업 강화를 위해 2006년 3월 삼성증권에서 스카우트한 인물로 그의 고객이던 박찬호도 이때 우리은행으로 옮겨왔다.
박지성, 박찬호, 박승안 ‘3박’의 재태크 호흡
박찬호와 각별한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팀장은 미국 댈러스에서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박찬호를 처음 만났다. 매니저 등의 사전 조율을 거쳐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자산관리에 대한 박찬호의 최종 사인을 받아낸 것이다. 두 사람은 단순한 금융거래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인 신뢰관계로 맺어져 있다. 박찬호가 부진의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도 꾸준히 전화해 격려했고, 박찬호의 부친 박제근씨의 회갑연 때도 초청 받았을 정도로 둘의 친분은 남다르다.
2005년 박지성이 우리은행 광고모델이 된 기념행사에서 은행장 소개로 박 팀장은 박지성을 처음 만났고 광고모델료가 첫 거래의 시작이었다. 박 팀장의 실력을 높이평가한 우리은행의 배려였다.
박찬호와 박지성, 박 팀장 간의 대화는 두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하는 관계로, 주로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이뤄진다. 박찬호는 귀국하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지만, 박지성의 경우는 부상, 전지훈련 및 경기 등으로 제대로 얘기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한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는 타행 PB점포와의 차별화를 위해 파트별로 스타글로벌, CEO전문, 전문가그룹, 법인부문 등으로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박 팀장의 TF팀은 스타글로벌 부문이다. 이중에서도 다시 부동산전문가, 세무전문가 등으로 세분화된다.
우리은행은 박찬호를 위해 미국 LA지점, 박지성은 영국 런던지점에 전담직원을 배치해 현지 도움이 필요할 때 상담에 응하게 하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투자 및 자산관리는 박찬호의 경우, 매형인 김만섭 대표가 운영하는 매니지먼트사인 ‘Team61’, 박지성은 부친인 박성종씨와 주로 이뤄진다는 것이 지인들의 전언이다
박찬호는 처음 부친이 연봉 관리를 시작, 지금은 매니지먼트사가 주관하고 박찬호 본인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급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시간이 없는데다 아직 젊은 나이여서 부친이 돈 관리를 주도하고, 향후 매니지먼트사인 ‘JS리미티트’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박 팀장은 고객과의 약속이라며 거래규모나 자산배분, 투자대상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하지만 “포커스를 투기가 아닌 장기 안정투자에 두고,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에 자산관리의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운동선수의 특성상 현역생활이 젊은 시절에 국한된 만큼, 은퇴 후에도 선수시절 못지않은 사회적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 10년을 내다보는 거시적 투자
선수는 물론 부모, 미래의 배우자 및 자녀들까지도 복합적으로 생각해 은퇴 후를 내다보는 거시적 자산관리 계획을 짜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안정성을 중시, 주식이나 펀드보다 부동산 쪽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많이 둔다. 이유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부친들이 기존에 사놓은 부동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정도이고, 신규 부동산투자는 많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덧붙여 “나이가 많으신 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박찬호의 경우, 국내와 미국 현지에 모두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 강남에 13층짜리 ‘박찬호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영화배우 고소영은 청담동에 100억대 빌딩을 소유하고 있고, 가수 서태지도 역삼동에 100억대 빌딩을 보유한 자산가이다. 운동선수, 연예인 등 스타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높이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은퇴 후 마땅한 수입원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노후대비용으로 임대용 건물매입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