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서 들리는 웃음소리
2007-11-14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그네>와 <인더풀>이 연극으로 재탄생해 무대에 올려 진다. 연극 <닥터 이라부>는 두 소설에서 3가지 에피소드를 뽑아 만든 연극이다.
의사라기보다는 정신없는 환자에 가까운 닥터 이라부와 초미니 스커트 차림으로 환자에게 다짜고짜 비타민 주사부터 찔러 넣는 간호사 마유미가 있는 병원에는 이들만큼 특이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첫 번째 에피소드 ‘고슴도치’의 주인공은 냉혹한 이미지와는 달리 이쑤시개, 연필은 물론 선글라스 다리 등 뾰족한 물건에 공포증을 갖고 있는 야쿠자 중간 보스 세이지다.
두 번째 에피소드 ‘도우미’에서는 주변의 모든 남자들이 자신을 스토킹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내레이터 모델 히로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세 번째 에피소드 ‘아, 너무 섰다’는 음경강직증에 걸린 소심한 회사원 이라부의 이야기다.
이들은 이라부의 정신병원에 찾아오지만 특별히 심각한 정신 질환자는 아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조금씩 가지고 있는 강박증을 지닌 이들로 관객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김동연 연출은 “세 캐릭터에 대해 이라부가 치료하는 것은 없다. 단지 비타민 주사만 놔줄 뿐이다. 도리어 이들은 이라불르 보면서 스스로 치유해 나간다.
치료의 매개가 이라부가 되는 것”이라며 “배우들이 관객들을 치유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나 이 연극을 준비하면서 도리어 배우들과 스탭들이 강박증이 생긴 것 같다. 소설과 비교되는 점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공연기간: ~ 2008년 1월 13일
공연장소: 상상화이트 씨어터
공연문의: 02)744-7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