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창업] 프랜차이즈 해외 진출 전략
국내에서 잘된 업체, 해외에서도 성공할 가능성 커
복잡한 해외 환경, 철두철미한 사전 시장 조사 필요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 붐이 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5년 외식기업 해외 진출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진출 업종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외식업의 경우 2015년 기준 해외 진출 업체는 총 138개이며, 매장 수는 4656개이다. 전년도 진출 업체 수는 120개로 전년 대비 해외 진출이 15.0% 포인트, 매장 수는 전년도 3726개 대비 25.0%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기서 업종별로 구분하면 한식은 53개, 비한식(치킨, 베이커리, 커피, 디저트 등) 88개 업체다. 국가별로는 총 44개국에 진출했으며, 중국은 96개 업체가 1814개 매장을 열었으며 미국은 46개 업체가 1444개 점포를 열어 해외 진출 전체 매장의 약 70.0%를 차지한다.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등의 아시아 지역과 미국 진출이 증가 추세다.
글로벌 시대에 프랜차이즈의 국제화는 이제 상수(常數)가 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선진국들은 앞 다퉈 국외로 진출하고 있고, 한국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원이 부족한 한국 경제를 압축 성장으로 견인한 것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산업이었지만, 이제 글로벌 문화 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의 한 축인 프랜차이즈 산업이 그 역할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해외 진출은 ‘양날의 칼’이다. 사전 준비 없이 나가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창업가 정신으로 국외의 더 넓은 시장을 선점하고 개척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준비와 전략이 없는 도박이 돼서는 안 된다.
노하우 터득 후 진출
우선, 국내에서 충분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터득한 후 국외로 진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단순히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가맹본부의 시스템 구축, 가맹점 및 협력 업체와의 교육 및 통제, 고객관리 및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거시적 외부환경 분석과 미시적 산업 환경 분석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프랜차이즈 기업의 CEO는 오케스트라의 솔리스트가 아니라 지휘자처럼 이런 모든 것들을 유연하게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한다. 국외시장은 프랜차이징 전개가 더 복잡하고 어렵다. 국내에서 조차 성공 노하우를 갖고 있지 못하면 국외시장에서 잘 될 리 만무하다.
김병갑(47) 훌랄라 회장은 5년 전 중국에 진출해 100여개 가맹점포를 개설했다. 김 회장은 “국내에서의 맛과 품질 경쟁력, 그리고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은 중국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법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물류 등 프랜차이즈 사업 전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웬만한 국외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국내에서 제품의 경쟁력이 없으면 국외시장에서는 더더욱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진출하려는 국가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현지에 직접 방문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밀착 조사를 할 것을 권유했다.
중국의 46개 도시에 150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신자상(65) 만커피(MANN Coffee) 회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을 충분히 한 후 2009년 중국에 한식당을 열고 중국인의 문화와 생활습관을 유심히 관찰했다.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누거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1년 1월, 베이징에 만커피 매장을 열었다. 널찍한 공간에 안락한 소파와 의자, 분위기 있는 고가구,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백열등과 할로겐 등으로 실내를 꾸몄다. 중국인들이 함께 모여 수다를 떨면서 놀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룸 등 한국식 카페 문화를 전파한 것이 주효했다.
이처럼 외식업 등 프랜차이즈 사업은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시중에 떠도는 객관적인 조사 자료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에서 직접 관찰하고,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융합할 수 있는가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실패 리스크 관리 중요
국외 진출 실패는 국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실패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 직접투자 및 합작투자 방식보다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소기업인 프랜차이즈 기업에게 위험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한 여러 국가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하는 것보다 한 국가나 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일단 거기서 성공하면 단계별로 국가나 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자본이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제휴해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유리하고, 국외진출 전략을 구상할 때는 작은 독립조직을 구성해 전담하게 하는 방법이 좋다. 본 글로벌 프랜차이즈(Born Global Franchise)도 고려할 만하다. 본 글로벌 프랜차이즈 방식은 창업과 동시에 세계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초기부터 아예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하거나 직영점을 운영하는 경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