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영역 이통3사 치열한 각축전

“스마트 홈 시장은 우리의 것” SKT·KT·LGU+ 설전

2016-11-25     남동희 기자

집에서 건물, 단지 전체로 확대된 스마트 생태계 
이통사들 가전, 건설, 보안기업 등과 제휴 본격화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스마트 폰, 스마트 카(smart car) 등 스마트 기기가 날이 갈수록 진화화면서 사물인터넷 IoT·Internet of Things) 영역은 점차 IT 기업만의 영역이 아닌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IoT의 발달로 미래는 모든 스마트 기기들이 연결된 집, 건물, 도시 속에 살 것으로 예견된다. 국내 도입 단계인 스마트 홈 시장에는 이동통신사 간 경쟁이 눈에 띈다. 이통3사는 각각 사물인터넷 전용망 구축부터 건설사, 기계사와 제휴 등을 통해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IoT 시장 경쟁은 전용망 선점에서 먼저 시작됐다. IoT 전용망은 스마트 기기들을 인터넷에 연결해주는 인프라로 기존 통신망보다 저전력, 장거리 무선 통신 등의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면 스마트 폰은 통화, 동영상 전송 등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IoT 기기는 대부분 짧은 명령만을 기기에 전송하므로 IoT 전용망은 적은 양의 데이터 교환만으로도 가능하다.

또 온도·습도 측정, 위치 파악 등 한두 개 기술에 특화돼 전력이 많이 필요 없다. 이런 전용망 통신 기술은 글로벌 IoT 시장에서 크게 두 가지 ‘분파’로 나뉜다. 로라(LoRa : Long Range)와 NB-IoT(Narrow Band-IoT)다.

KT·LGU+ 전용망과 비교 SKT ‘발끈’

Iot 전용망을 가장 먼저 전국 단위로 상용화한 기업은 SK텔레콤(SKT)이다. SKT는 로라를 선택했다. SKT는 지난 7월 말 전국망을 구축했다. 비면허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로라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한 것이다.

로라로 연결되는 부품 가격이 LTE(4세대 이동통신)와 같은 이동통신 부품 가격에 비해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글로벌 중소 가전 업체들의 로라 회원사 가입이 1년 8개월 만에 600개로 늘어났다.

SKT 전용망 상용화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3일 KT와 LG유플러스(이하 LGU+)는 이례적으로 손을 잡았다. 양사는 공동 기자 회견을 통해 2017년 1분기에 NB-IoT 네트워크를 상용화하고, 전국망까지 공동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NB-IoT는 LTE 기반 기술로 기지국을 설치할 필요 없이 LTE 기지국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50킬로비트(Kbps)로 로라(10kbps)보다 빠르다. 또한 LTE 기반이기 때문에 사각지대 없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양사의 기자 회견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로라 보다 낫다’는 KT와 LGU+의 설명이었다. 양사는 SKT가 택한 로라에 비해 NB-IoT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고 이는 SKT가 이례적으로 타사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반박했다.

SKT 관계자는 “KT와 LGU+가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뒤처져 있는 현실에 대한 조급증을 나타낸 것”이라며 “로라에 대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을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전용망 설립에서 이제 이통사들의 새로운 IoT 격전지는 스마트 홈 고객 확보, IoT 기반 가전용품 확대와 특화 서비스 출시 등을 접목시키는 분야로 옮겨왔다.

SKT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현대건설과 한양건설, 동문건설 등과 손을 잡았다. SKT는 내년 상반기 LH의 신규 입주 아파트를 시작으로 현대건설의 ‘동탄신도시 힐스테이트’ 1497세대, 한양건설의 ‘청라국제도시 한양 수자인’ 아파트 1500세대, 동문건설의 ‘평택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 아파트 4567세대에 스마트 홈 공급을 확정했다.

LG유플러스는 한국하니웰과 대우건설과 스마트 홈 제휴를 체결했다. 한국하니웰과 IoT 온도조절기를 개발해 올 하반기부터 신축 중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 공급하고 앞으로 건설될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에 홈 IoT 시스템을 구축한다.

KT는 지난 8월 SH공사와 손잡았다. 이로써 KT는 재개발 임대아파트 단지인 종암SK, 동소문한진 등 4개 단지 2000가구를 대상으로 홈 IoT 서비스를 실시하게 됐다.

건설, 가전 협력 확대 3社3色 발전

가구, 전자기기들과 제휴도 활발하다. 가구업체 리바트와 SKT는 제휴를 맺고 ‘스마트 퍼니처’ 출시를 앞두고 있다. KT는 실내 공기 관리 및 측정을 위해 웅진코웨이와 온도조절 등을 위해 보일러 업체 귀뚜라미와 손잡았다.

LGU+는 기상 전문기업 케이웨더와 4G이동통신(LTE) 기반공기관리 장비를 출시하기로 했고 한샘, 에몬스와 함께 IoT가 접목된 화장대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통3사는 스마트 홈 서비스를 각 사들의 특색에 맞춰 발전시키고 있다. SKT, AI 음성인식 ‘누구’를 앞세워 편리함과 간편함에 악센트를 뒀다.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하고 순간순간 필요한 기능을 제안하도록 하고, 스마트홈 수면 모드를 설정하면 “수면 모드 실행” 한 문장으로 수면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LGU+는 ‘자연어 음성인식’ 강화에 주력했다. ‘불 꺼’, ‘가스 잠가’, ‘문 열어’ 등 자연어로 음성 명령이 가능하다.

KT는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노부부, 1인 가구 등이 유용하는 데 집중했다. 가스 안전, 기울기 감지기 테스트 등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고 가족의 귀가 상황을 알려주고, 출입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지녔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 간의 전쟁은 시작됐으며 누가 더 소비자의 편의에 맞춰 다양하고 새로운 제품들의 제휴를 하는 데 시장 선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 했다. 그는 “업체들이 IoT 서비스 설치와 A/S, 보안 부분도 날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IoT 시장에서 앞으로 제조사들은 제품에 부착된 센서 발달에 집중할 것이고 그 센서를 통신과 연결하는 데 이통사들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또 이런 제조사와 이통사들이 IoT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 가정을 넘어 제조공장, 물류시스템 같은 곳에 제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