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과 노무현 탄핵... 상황이 다르다”

2016-11-22     고정현 기자

- 헌재 재판관 9명 중 8명은 보수 성향
- 정치적 분열 크지 않아 탄핵 가능성 커...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최순실 게이트’ 공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이 '차라리 탄핵하라'는 입장을 내자 여야 정치권에서 탄핵 추진이 본격화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은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가 유일하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탄핵을 기각했다. 노 전 대통령이 공직선거법상 중립 의무 위반과 헌법 수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대통령을 파면시킬 만한 ‘중대한 법 위반’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선 “이번엔 그때와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우선 헌재 재판관 9명 중 8명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에 어떤 입장을 표할지 주목된다. 박한철 헌재 소장의 임기가 내년 1월 31일 만료된다. 임기 만료 전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의결되지 않으면 자칫 헌재 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탄핵 심판이 이뤄질 수도 있다. 그 경우 8명의 재판관 중 단 3명만 반대해도 탄핵은 기각된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에서 탄핵 소추를 결의하는 데 일정 기간이 걸리고 헌재도 판단기간인 180일을 꽉 채울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대선쯤에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2개월 만에 탄핵 결정을 내린 것을 감안하면 헌재가 독립적으로 사안을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문제가 된 선거 개입 발언이 노출돼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범죄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사실 관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구조 속에 정치 공세 성격이 있었지만 이번엔 정치적 분열이 크지 않아 탄핵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