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가려진 시간’, 강동원의 강렬한 인상에 숨겨진 순수 감성 ‘작렬’

2016-11-16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뭇 여성들의 워너비로 손 꼽힐 정도로 화려한 외모와 말끔한 이미지를 소유하고 있는 배우 강동원이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 ‘가려진 시간’이라는 새로운 판타지 물로 관객들을 찾아봤다. 특히 어른 아이라는 독특한 감성은 상대배우인 아역 신은수(수린 역)와 함께 순수함의 결정체 같은 연기 호흡을 자랑하며 시간차이를 극복한 애틋함을 선보였다.

영화 ‘가려진 시간’은 새 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신은수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얼마 전 엄마를 잃은 뒤 새 아빠의 직업 덕분에 공사현장 근처로 이사 온 수린은 늘 외톨이로 보낸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네 보육원에 살고 있는 ‘성민(이효재 분)’이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그들만의 암호, 공간, 추억을 쌓아가며 친구 이상의 감정을 만들어 간다.

그러던 중 수린과 성민, 친구들은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찾아낸 동굴 속에서 빛나는 돌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는 시간 전설을 얘기하다가 우연히 돌이 깨지면서 모두가 실종 돼버린다. 하지만 떨어트린 머리핀을 찾으러 동굴 속으로 다시 들어간 수린 만이 극적으로 마을로 돌아오고 온 동네는 실종된 아이들로 인해 쑥대밭이 되고 만다.

하지만 며칠 뒤 자신이 성민(강동원 분)이라는 남자가 수린이 앞에 나타나게 되고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지만 어른이 된 성민과 수린은 그들만의 암호과 추억으로 서로를 확인한다.

이에 수린은 성민이를 어른들에게 믿어달라고 말하지만 의심만 키워가게 되고 결국 성민은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며 서로를 위한 마지막 선택을 결심하게 된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강동원이라는 캐스팅 화제와 함께 가려진 시간이라는 나름 참신한 소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좋은 첫인상을 남긴 바 있다.

특히 시간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주인공마다 상대적 시간의 개념을 더해 각기 다른 템포의 삶을 구성한 것이 독특하다.

또 전설로 이어지던 가려진 시간속 모습이 실제 아이들에게 나타나면서 이들이 경험하는 멈춰버린 세상은 만화 속 상상과도 같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더욱이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한 강동원의 그윽한 눈빛 역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다만 다양한 볼거리와 달리 판타지물에 어울리지 않은 현실적 진지함이 다소 아쉽다.

판타지라는 세상에서 믿기 힘든 영역이 좀 더 부각되지 못해 나름의 독특한 감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느낌이다.

또 여자주인공과 어른이 된 남자 성민이의 나이차가 너무 크다는 점도 다소 부담스럽다.

자신의 나이보다 어린 외모를 자랑하는 강동원이지만 초등학생과 강동원의 나이 차는 첫 대면하는 수빈이에게 공포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소 부자연스럽다.

요즘 대세남으로 떠오른 배우 박보검의 풋풋함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동원과 신은수 양이 만들어내는 판타지 로맨스는 나이차를 떠나 순수한 감성만으로도 관객들을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이들이 대적하는 세상의 의심·불통과 반대로 두 사람 만의 암호로 공유되는 서로를 향한 애틋함과 그리움은 서로를 향한 가장 극적인 결말을 이끌어낸다.

여기에 강동원의 아역을 맡은 이효제 군이 연기한 순수함과 배려, 믿음 역시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가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예 신은수 양과 함께 이효제 군의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6일 개봉.

<사진제공=(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