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혼자’, 독특한 내면세계 독특한 시선으로…박홍민 감독의 두 번째 장편

2016-11-14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과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전세계 영화제로부터 주목받은 영화 ‘혼자’가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영화 ‘혼자’는 14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점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특한 감성을 전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박홍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주원, 송유원 등이 참석해 개봉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힘든 시기에 만든 영화여서 배급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다”면서 “좋은 상황들이 생겨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통 37커트라는 최소 컷과 롱테이크샷으로 진행되는 독창적인 면모를 갖춘 가운데 이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묻자 박 감독은 “생각을 하고 벌리는 성향이라서 사전에 미리 찍어보는 방식으로 준비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편의점 장면이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구조와 리듬을 가지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즉흥적이 아닌 주인공의 내면을 극대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박 감독은 편의점 장면은 구도와 배우들의 손잡은 것 하나하나 계산됐음을 강조했다.

영화 ‘혼자’를 통해 첫 주연을 소화한 이주원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사연과 애기들을 참조하면서 소화했다”며 노출 장면에 대해 “많이 추웠다. 하지만 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했다”며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주인공의 여자친구인 ‘지연’을 맡은 송유원은 캐릭터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응원을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여자친구”라면서도 “(촬영할 때) 너무 추운 기억뿐이다. 주원이 오빠가 옷을 벗고 있어서 감히 춥다고 얘기를 못했다”고 말해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제목에 대해 묻자 박 감독은 “과거 아버지와 어머니의 힘든 모습들을 많이 봤었고 한때 어머니가 밥도 안 해주시고 누워계시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외로웠던 것 같다”며 “그때 아버지의 모습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목이 ‘혼자’가 된 이유를 전했다.

특히 그는 “힘든 상황이 되니 주변이 잘 보이지 않고 안 좋은 생각들이 너무 많이 나더라며 (자신의) 행동들이 과거 아버지의 모습과 유사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의 독특한 감성에 대해 박 감독은 “처음에 여성이 죽임을 당하고 남자까지 죽임을 당하는 마치 거대한 위압에 의해 남자가 피해망상을 느낄 정도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며 “스릴러적인 느낌도 있지만 후반엔 드라마 같아서 장르적 배반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담고자 하는 감정을 놓고 인과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을 취했다. 심리치료의 역할극 같은 질감을 생각했다. 관찰하면서 치유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끝 인사로 박 감독은 “사실은 걱정이 많다. 영화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면서 “영화제도 가고 응원도 받으면서 또 영화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람 부탁드린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주원은 “처음 주연을 맡아 개봉하는 영화여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고 송유원은 “큰 영화제 레드 카펫에 배우로써 서볼 수 있는 영화였다. 개봉하게 돼 감동스럽다. 앞으로도 스크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영화 ‘혼자’는 달동네가 배경인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인 수민(이주원 분)이 우연히 건너편 옥상에서 벌어지는 살해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자 눈치 챈 복면의 괴한들이 찾아와 거대한 망치를 그의 머리를 내리친다. 잠시 후 그는 건너편 동네 정자에 알몸으로 깨어나게 되고 모든 게 꿈이었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괴한에게 죽임을 당하고 다시 같은 골목에서 깨어나며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불안감이 중첩되며 혼자가 되어가는 내면의 세계를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