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500억 비자금 조성 ‘이영복’ 자수하려다 체포된 까닭

각종 특혜에 로비 의혹… “이번에도 독박?” 政官法 초긴장

2016-11-11     홍준철 기자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 관련 각종 특혜와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검찰에 체포됐다. 이 회장은 500억 원대 횡령.사기 혐의와 정관법조계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부산 정가에서는 정치인 및 전현직 공무원, 그리고 검찰 쪽 인사들에게 ‘마당발’로 통할 만큼 로비의 귀재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미 1990년대 ‘부산판 수서사건’으로 불리는 ‘대덕·만덕지구 특혜의혹 사건’에 핵심인물로 이번 사건과 유사한 혐의를 받았지만 ‘독박’쓰고 징역형을 살면서 재기를 하게 됐다. 당시에도 잠적했다가 검찰에 자수를 해 도피 중 정관법조계 인사들과 ‘입’을 맞추고 감옥행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수 하려고 부산으로 출발하다가 도중에 마음이 바뀌어 잠적하려다 체포됐다는 점에서 막판 이 회장이 로비를 받은 정관법조계 특히 검찰 쪽 인사들과 ‘딜’이 안 돼 도주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럴 경우 이 회장은 검찰에 출두해 전현직 정치인뿐만 아니라 전현직 고위 공무원 그리고 검찰 인맥까지 다 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와 함께 월 1000만 원 친목계 회원으로 최 씨와 각별한 사이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검찰 수사망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검찰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검찰에서 로비 대상자를 어느 선까지 밝힐지에 따라 부산 정관법조계 인사들은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