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트럼프 당선, 국내 수혜기업은?

방위산업 ‘한화테크윈’, 제약업체 ‘한미약품·유한양행’ 웃는다

2016-11-11     오유진 기자

‘가성비’ 좋은 한국 제품 수혜 예상

“정권교체로 산업정책의 변화 크게 나타나”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트럼프의 공약들로 석유·가스, 방위산업, 제약 등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영향과 미국의 국방비 감소로 인한 각국의 방위력 증강 등이 그 이유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와 에너지 산업을 강조한 바 있어 관련 국내 업체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또 국내 방위 사업체들 역시 방산 수요 증가 및 미국 우방국으로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트럼프 당선인’으로 인해 수혜 입는 국내 기업들을 살펴봤다.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점쳤던 세계 금융시장은 트럼프의 당선 확정으로 매듭지어지자 일대 혼란이 왔다.

한국 정부 역시 지난 10일 오전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어 세계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트럼프 당선에 따른 영향과 대응책을 구하는 등 대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으로 수혜를 얻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대형 방산 업체인 ‘한화테크윈’과 ‘LIG넥스원’ 등이다. 이들의 주가는 5%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코스닥의 일부 방산주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한국 방산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

업계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미국 국방비 감소의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방위력 증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방산 수요 증가 및 미국 우방국으로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 축소를 공언해 각국의 군비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방산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의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 장병 수를 540만 명까지 늘리며 전투기, 군함,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현대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그가 공언했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연간 최소 16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항공기, 선박, 무기류 등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국내 대형 방산 기업의 방산주가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 방산 업체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우수)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는 이번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내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등을 인수하며 ‘국내 방산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 시스템은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 수주전에서 이미 AESA 레이더 기술을 확보한 LIG넥스원을 밀어내며 KFX AESA 개발업체로 선정된 바 있어 잠재력을 내비쳤다. 또 한화테크윈은 K-9자주포를 터키·인도에 이어 폴란드 및 북유럽,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도 수출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는 방산 세계시장에서 이미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LIG넥스원는 주력인 유도무기 발주가 꾸준히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트럼프 당선으로 한화테크윈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가 생산하는 T-50 훈련기 역시 글로벌 훈련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에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증시전문가는 “아시아 GDP,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아시아 방산업체의 성장 지속이 전망된다”며 “트럼프의 공약대로 아시아 주둔 미군 축소가 현실화된다면 아시아의 국방비 증가 폭 확대가 전망된다. 아시아 국방 지출액 증가 폭 확대 시 서구권 무기 대비 ‘가성비’가 좋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적은 한국 제품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효과’로 방위산업 관련주뿐 만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관련주도 강세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케어 폐지, 약값 시장 경쟁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주가가 오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공공보건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의약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방할 것이라고 밝혀 왔기 때문에, 오랜 기간 복제약품을 만들어온 한국 제약업체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또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정유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을 강조해온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셰일가스 채굴량을 늘릴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원유 가격은 꾸준히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체 입장에선 호재가 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정유주도 강세

오승훈 대신증권 증시전문가는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만큼 산업정책의 변화도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오바마케어 폐지 및 대체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등 사회보장 성격의 의료 지출은 큰 틀에서 유지한다는 입장이며, HSA(Health Savings Account·건강저축계좌)를 활성화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의 정책이 현실화 된다면 헬스케어 서비스는 타격을 받고 민간 건강보험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제약업종의 경우 트럼프의 정책보다는 클린턴의 약가 인하 정책이 자동 폐기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약세를 만회하는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 증시전문가는 “에너지 정책도 크게 달라진다. 트럼프는 공식적으로 파리기후협정 폐기,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생산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에너지·석탄 기업이 수혜를 받는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