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화성의 야간군사훈련 ‘야조(夜操)’

2016-11-10     수도권 강의석 기자

[일요서울 | 수도권 강의석 기자]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창룡문 밤하늘을 수놓았던 야간 무예 공연 ‘야조(夜操)’가 다채로운 내용과 전통 무예 등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야조는 조선시대 야간 군사 훈련을 말하는데 특히 정조의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친위부대인 장요영 군사들의 야간 군사 훈련을 재현한 역사 뮤지컬 공연으로 당시 왕의 위엄과 군사문화를 나타내는 귀중한 역사자료다.

정조대왕은 사도세자를 모신 현릉원에 참배를 한 후 8일간의 행차 중 넷째 날인 1795년 윤2월 12일에 오후와 야간에 화성에서 두 차례 대단위 군사훈련을 했다. 야간군사훈련 실시시간은 오후 7시였다.

조선시대 군사훈련은 크게 성조(城操·성에서의 조련)와 수조(水操·수상의 조련)로 구분하여 훈련하였는데, 이중 성조를 낮에는 주조, 밤에는 야조라 해 주간과 야간 모두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수조는 1개월 전에 수군절도사가 장계해 품지하고 군사훈련이 진행됐으며 성조는 훈련 10일 전에 발표 지시해 하루 전에 조련패를 달아 훈련에 임했다.

당시 화성의 장용영 군사들은 팔달문 일대에 주둔하는 팔달위 3218명, 행궁 일대인 신풍위에 1651명, 화서문 일대의 병력인 화서위에 3028명, 장안문 일대인 장안위에 병력이 3098명, 창룡문 일대의 병력인 창룡위에 2906명이었다. 그 전체 병력이 자그마치 1만3899명이었다.

이 많은 인원이 군사훈련을 했다고 하면 그 위세는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더욱 장용영의 군사들은 가장 무예가 뛰어난 군사들로 구성됐다고 하면 그 훈련을 보면서 누구도 왕권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김홍도의 그림 ‘서장대 성조도’와 '화성성역의궤' ‘연거도’ 등에 자세히 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연거도에 보면 횃불을 든 군사들이 성을 에워싸고 있으며 성안의 집집마다 등에 불을 밝힌 모습이 보인다.

야조의 순서는 기조(군사훈련의 시작을 알림)로 시작해 하성(성내려오기)을 끝으로 군사훈련을 마치게 된다. 조선시대에는 하룻밤 내내 이어졌기 때문에 어둠에 대비해 횃불과 오색 쌍등 그리고 신포와 화전을 이용해 야간군사훈련이 이루어 졌다.

조선시대의 야간군사 훈련 ‘야조(夜操)’는 현재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시민의 축제로 각색돼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현재는 밤에 진행하는 야조로 한정돼 있지만 원래 조선시대 군사훈련 중 성곽에서 진행되는 성조(城操)의 경우 낮부터 시작하는 주조(晝操)에서부터 밤 시간까지 이어지는 야조(夜操)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또 현재 화성의 동장대 즉 연무대를 중심으로 야조행사가 진행되지만 실제 야조의 경우는 정조가 서장대에 친림한 가운데 화성성곽 전체에 걸쳐 일사분란하게 등불과 섶(대형 횃불)을 이용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각종 군사훈련을 통해 전투태세를 확인했던 자리였다.

얼마 전 새롭게 소개된 한글본 '뎡늬의궤(整理儀軌)'에는 당시 화려한 야간 군사훈련 중 화성 전역에 걸쳐 화려한 불길이 쏟아 오르는 '연거도'가 묘사돼 있어 ‘야조(夜操)’가 정조시대의 군사문화를 잘 알려주고 있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