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램스’ 양몰이 형제의 특별한 이야기…아이슬란드 시골 풍경 ‘시선저격’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양몰이를 주업으로 살아온 두 형제의 갈등과 애틋한 가족애를 그려낸 영화 ‘램스’가 관객들을 찾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칸느 등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을 정도로 배우들의 베테랑 연기와 수려한 시골풍경이 잔잔하면서도 애잔한 감성을 전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램스’는 어느 평범한 아이슬란드 시골마을에서 시작된다. 오로지 그곳에서 태어나 양몰이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두 형제의 갈등으로 극은 시작된다.
‘키디’와 ‘구미’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농장에서 각각 집을 마련해 살면서 양들을 자식처럼 사랑하고 키우고 있지만 40년 동안 말 한마디를 하지 않고 지낼 정도로 앙숙관계다.
특히 매년 마을에서 최고의 양을 선발하는 대회에서 형 키디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구미는 심기가 불편하다.
그런 와중에 형의 1등한 양을 관찰하던 구미는 형의 양에게서 이상증상을 발견하고 곧 전염병이 알려지면서 마을은 쑥대밭이 된다.
결국 마을의 모든 양들은 도살처분이 되고 양을 키우던 목축들은 모두 실의에 빠진다. 특히 형 키디는 동생을 원망하며 매일 같이 술로 보내게 되고 두 사람의 갈등은 극에 달한다.
하지만 구미는 마을 사람 몰래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양을 숨겨 키웠고 이 사실이 당국에 알려지면서 형과 함께 양을 지켜내기 위해 필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는 그저 한 농촌 마을의 일상을 자연스레 담아냈다. 설원이 담긴 산과 넓은 들판 풍경 등은 관객들에게 한껏 편안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키디와 구미의 무뚝뚝한 코미디로 표현되는 갈등과 화해는 보는 시선들을 한결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후반에 양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의기투합하고 위기의 순간에 발휘되는 형제애를 통해 영화는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불변의 법칙을 다시금 상기 시킨다.
더욱이 주인공인 동생 구미 역을 소화한 시구르더 시거르존슨과 형 키디인 테오도르 줄리어슨의 연기 호흡은 실제 형제지간으로 착각할 정도로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영화 ‘램스’는 관객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할리우드 영화나 한국 상업영화들처럼 다채로운 재미거리를 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이색적인 아이슬란드의 시골 풍경과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형제간의 이야기가 겹겹이 쌓이면서 전해지는 훈훈함은 요즘처럼 시끄러운 세상과 쌀쌀한 날씨에 관객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3일 개봉해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주)인디플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