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안 발표 신동빈(롯데회장), 각계 반응들

증권가 ‘환영’ 동종업계 ‘궁금’ 내부직원 ‘글쎄’…앞날은?

2016-10-28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수 개월간의 검찰수사로 논란이 됐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날 신동빈 회장은 최근 검찰수사에 대해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깊이 사과하며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요서울]은 각계의 반응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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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40조 투자, 7만 명 고용…비정규직 1만 명도 정규직 전환

삼성증권은 롯데그룹의 쇄신안 발표가 롯데그룹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롯데쇼핑을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25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발표한 쇄신안 중 계열사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방안은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전환”이라며 “이럴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상장사는 대표적으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쇼핑은 다수의 상장,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호텔롯데 상장과정에서 지분 가치가 부각될 수 있고 롯데리아, 코리아세븐 등 나머지 계열사의 추가 상장을 통한 지분 가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에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의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종업계는 ‘새로운 롯데’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 롯데그룹이 조직개편과 인사를 언제쯤 어느 정도 규모로 할지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우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본부장을 맡았던 2인자 이인원 부회장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자리의 후임자 선정이 시급하다. 여기에 제2롯데월드 완공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구속됐다.

또한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등 상당수 계열사 CEO들도 법정에 서야 하는 처지다. 따라서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CEO들의 이동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쇄신안에서 사회적책임을 강조한만큼 정책본부 내 대외협력단을 별도 본부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롯데그룹은 정책본부와 대외협력본부라는 2개 본부 체제가 된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황각규 사장이 정책본부를, 소진세 사장이 대외협력본부를 맡게 될 공산이 크다.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다소 미지근한 것으로 알려진다.
복수의 매체를 통해 알려진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롯데라운지’에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글들이 적혀 있다.
일부 매체를 인용하면 “내부 직원 만족도 제고가 우선인걸 모르나. 정말 답답하네요(롯데손해보험).”
“뜬구름 이야기에 구체적인 생각이 없다(롯데쇼핑).”
“제발…밖에서 나 롯데 다닌다, 자랑 좀 할 수 있게 해 주세요(롯데시네마).” 등이다.
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내부 직원을 향한 ‘메시지’는 없었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지적이다.

보도 직후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회견장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직원 복지 및 처우 개선은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롯데는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롯데는 경영진과 임직원, 외부전문가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덕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회장 직속의 상설 조직인 준법경영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설치한다.
롯데 정책본부도 변화를 갖는다.

정책본부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등 꼭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생겨났으나, 점차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정책본부에 대한 대규모 개편작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2004년 10월 정책본부가 설립된 지 12년 만이다.

이어 호텔롯데가 면세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해 왔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접 국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이기도 하다.

롯데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관련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여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전환구조 및 방법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이나, 검토가 마무리되면 최대한 빠르게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