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 쇄신안 들어보니…
"투명경영 핵심으로 기업문화 바꾼다"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수 개월간의 검찰수사로 논란이 됐던 롯데그룹이 25일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날 신동빈 회장은 최근 검찰수사에 대해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깊이 사과하며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롯데는 경영진과 임직원, 외부전문가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덕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회장 직속의 상설 조직인 Compliance committee(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준법경영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 경영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 점검 및 개선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을 기존의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는 그동안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여 Asia Top 10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 아래 사업을 영위해 왔다,
하지만 고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산업 생태계 내 갈등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산업 생태계 내에서 함께 동반성장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목표를 재설정할 계획이다.
롯데 정책본부도 변화를 갖는다.
정책본부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등 꼭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생겨났으나, 점차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정책본부에 대한 대규모 개편작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2004년 10월 정책본부가 설립된 지 12년 만이다.
현재 롯데정책본부는 총 7개부서(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와 기타 부설 조직(롯데재단, 롯데미래전략센터 등)으로 구성됐으며 근무 인원은 약 300여명이다. 롯데는 계열사 간 업무 조율, 투자 및 고용, 대외이미지 개선 등 그룹 차원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한 업무만 최소한으로 남길 예정이다.
현재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또한 정책본부가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로 축소 개편됨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독립적인 책임경영이 강조될 것이다.
이어 호텔롯데가 면세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해 왔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접 국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이기도 하다.
롯데는 검찰의 기소내용 및 재판 진행 경과를 상장 주관사단 및 관련 유관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관련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여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전환구조 및 방법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이나, 검토가 마무리되면 최대한 빠르게 전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