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 7 반사이익 기대하던 애플

아이폰 7도 폭발…국내 출시 앞두고 공식 입장 없어 ‘비난’

2016-10-14     오유진 기자

‘아이폰 6’ 이어 ‘7’ 외국에서 폭발…피해사례 이어져

시민단체 “믿고 사용할 수 있게 제도적인 조치 필요”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중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7이 폭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7이 잇따른 발화 사고로 단종된 가운데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애플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현재 애플 측은 3~4건의 아이폰 최신 기종 폭발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고가 난 기종은 아이폰 6 플러스, 아이폰 7, 아이폰 7 플러스 등이다. 특히 아이폰 7과 아이폰 7 플러스의 국내 출시가 오는 21일로 예정돼 있어 우려의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일요서울은 애플의 폭발사고와 문제 발생 원인을 들여다봤다.

애플은 지난달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아이폰 7과 아이폰 7 플러스를 공개했다. 이후 미국 등 1차 출시국에 지난달 16일 출시했으며 5차 출시국인 한국은 오는 21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1차 출시국인 중국에서 아이폰 7 폭발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지난 12일 허난성 정저우에 사는 한 남성의 ‘아이폰 7 로즈골드’가 터진 영상이 인터넷에서 네티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에는 문제의 기종인 아이폰 7이 폭발 후 쪼개진 장면이 나온다. 갤럭시 노트 7처럼 배터리가 발화한 흔적이 없지만 아이폰 7 테두리가 터진 흔적이 발견됐다.

이 남성은 지난 2일 저녁 아이폰 7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 동강이 나면서 파편이 얼굴에 날아와 상처가 났다고 주장하며 얼굴에 난 상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이번 사고는 중국에서 발생한 아이폰 7의 첫 번째 폭발 사례로 기록됐다. 이와 관련해 애플 중국 법인은 해당 상황을 미국 본사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발자 커뮤니티 레딧의 한 사용자는 지난달 28일 배송 중 폭발한 아이폰 7 플러스의 사진을 공개했다. 물건을 받고 열어보니 박스가 그을려 있었으며 안에 있던 아이폰 7 플러스는 폭발한 상태로 벌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제품 이전에도 폭발 사고가?

최근 아이폰 폭발 사고가 계속 보고 되고 있어 애플 측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미국 로완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지난 3일 수업을 받던 중 뒷주머니에 있던 아이폰 6 플러스에서 연기가 나면서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주머니에서 꺼내 바닥에 던지자 불이 붙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아이폰 6 플러스는 방전 상태로 충전기에 연결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이전에 떨어뜨려 액정에 살짝 금이 가 있는 상태였지만 그것 때문에 폭발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은 지난 6일 아이폰 6 플러스를 침대 위에서 충전하는 중에 불이 났다고 주장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잠결에 음식이 끓어오르는 것과 비슷하게 지글지글거리는 소리를 들었으며 잠시 후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스크린 밖으로 불길이 솟아올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뉴저지 주의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던 학생의 가방에서 아이폰 6 플러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애플 스마트폰 폭발사고는 단일 기종이 아닌 여러 기종에서 발생했으며 피해 부위, 조건 등이  달라서 갤럭시 노트7 폭발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애플 측은 해당 문제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문제해결책은

전문가들은 배터리를 폭발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열로 인한 액정 파열, 기판의 연소로 인해 화재는 발생할 수 있지만 폭발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발생하는 스마트폰 폭발 사건들을 보면 대부분 리튬-이온(Li-Ion) 방식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폭발이 주로 배터리셀의 핵심 부품인 분리막 문제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문제는 분리막이 불량이거나 이물질 등으로 찢어지는 경우에 양극과 음극의 성분이 만나면 폭발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휴대전화기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리튬-이온(Li-Ion)과 리튬-폴리머(Li-Polymer) 방식이며 두 제품은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리튬-이온 방식은 초경량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지만 제조공정상 약간의 오류에도 폭발 및 발화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단가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보다 저렴하다.

반면 리튬-폴리머 방식은 에너지 효율이 좋고 리튬-이온보다 안전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디자인으로 다양한 용도에 접목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명이 짧고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가격이 비싸다.

기업들은 수명과 가격을 놓고 봐도 리튬-이온이 가격 대비 성능이 월등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 과열 경쟁 체제인 이때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해 사용하는 추세다.

애플은 아이폰 6까지 리튬-폴리머 방식을 고수했지만 아이폰 7에서 처음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 애플에서 제공한 아이폰 7 배터리 제원을 살펴보면 ‘아이폰 6보다 1~2시간 더 긴 배터리 사용시간’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 등을 미뤄 봤을 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배송 중 폭발했다는 등의 관련 기사들을 본 적이 있다. 일체형 배터리 스마트폰 설계 구조 때문에 배터리가 혹사를 당하는 것 같다. 배터리 안전성 문제 등의 우려는 계속될 것 같다”며 “한국은 전반적으로 배터리에 대한 표준화나 안전 보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의 경우 배터리 보증기간이 길게는 2년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폰 국내 출시 전 배터리를 보다 면밀히 살펴서 안전성 문제는 최소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게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