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슈틸리케호, 이란 벽 넘지 못하고 침몰…0-1 원정 패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아시아 지역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슈틸리케 호가 이란 원정에서 패하며 42년 무승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은 조 3위로 추락하며 험난한 러시아 본선 진출을 예고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매치 한국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산 4차전인 이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하며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3위로 내려않았다. 이와 함께 한국은 이날 패배로 1974년 이후 42년간 이란 원정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해 최전방에 지동원을 내세웠고 좌우 측면에 손흥민, 이청용이, 중원에는 김보경, 기성용, 한국영이 역삼각형을 구성했다. 포백 수비는 오른쪽부터 장현수, 곽태휘, 김기희, 오재석이 자리 잡았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이란의 맹공이 이어지며 전반 7분 푸라라간지가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앞서 아즈문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노골이 선언됐다.
전반 13분 이청용이 헤딩 경합과정에서 부딪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어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란의 공격은 계속됐다. 전반 1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자한바크시가 문전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불발됐고 한국은 전반 23분에서야 한국영이 첫 슈팅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 25분 이란의 선제골이 터지며 균형이 무너졌다. 공격에 가담한 레바에이안이 크로스를 올렸고 아즈문이 곽태휘보다 반 박자 빠르게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카드를 사용해 한국영 대신 홍철을 투입했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이후 후반 중반이 되자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 김보경을 불러들이고 김신욱, 구자철을 연속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두터운 이란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아쉽게 0-1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경기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세바스티안 소리아와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 패했다”며 “오늘 슈팅도, 드리블도, 패스도 모든 것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전반 30분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월드컵 본선이 1차 목표인데 오늘처럼 경기를 한다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이 같은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을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반감이 일고 있어 내부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후 손흥민은 “선수들도 팬들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아쉽다. 이란이 좋은 경기를 펼쳐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에 대해 “다른 선수를 언급하면서까지 (우리 선수들)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쉬운 것 같다”며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역사를 쓰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한국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운 소리를 냈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를 통해 2016년 지역최종예선을 마무리 하게 된다.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은 만큼 우즈베키스탄을 꺾어야 2위 진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