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기대주] 배우 윤소미, 풋풋함에 감춰진 가능성(인터뷰)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에서 19세 '성우주'로 등장…새침한 10대 감성 녹여냈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가 배우 김지수를 비롯해 심은진, 허이재 등 반가운 얼굴들로 관객을 찾아오는 가운데 19세 성우주를 연기한 신참내기 배우 윤소미가 자신의 가능성만을 들고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제 막 연기자의 길에 접어든 만큼 매사가 신기하다고 감탄하는 윤소미, 충무로 기대주로 주목 받고 있는 그의 도전기를 만나본다.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에서 19세 성우주를 맡은 윤소미는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개봉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일을 하고 계셔서 전주영화제 때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가족들에게 보여줬다”며 “가족들이 연기에 대해서 섬세하게 짚어주는 부분도 있지만 연기자의 길을 밟아 나가는 게 신기하고 새롭다고 칭찬 해주셨다. 큰 화면에 나오는 내 얼굴이 마냥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소미는 극 속에서 38세 성우주인 김지수의 과거를 대변하며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19세 성우주 역을 맡아 어린 성우주가 고민해야 하는 사랑과 삶에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더욱이 그는 신예답지 않게 능숙하게 감정을 소화해 내며 주목을 받았다.
요즘도 제작자들에게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는 그는 이번 작품 캐스팅에 대해 “제작사 관계자분이 시나리오 캐릭터에 대해 차근차근 종이에다가 써주시며 설명해 주셨다. 19세 우주였는데 실제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며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어떤 캐릭터일까 고민하면서 깊게 들어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소미는 오디션 단계부터 일정이 꼬여 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지만 김경형 감독의 배려로 무사히 합류할 수 있었다.
특별한 인연인 만큼 그의 애착은 남달랐다. 오디션 과정에서 본인 맘대로 대사를 바꿔 감독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오로지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윤소미다.
“오디션 시간만큼은 제 시간이라는 생각에 대사도 바꾸는 무리수를 뒀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참 당돌했다. 지금은 오디션을 볼 때 주어진 대본대로 한다며 소중한 깨달음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작품에 대한 욕심은 비단 출연하고픈 욕심에서만 시작되지 않았다. 윤소미는 자신에게 전해진 시나리오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읽어가면서 극 속 캐릭터가 비슷한 부분이 많아 종종 멈추기도 했다. 가족들의 병환 등 가정환경으로 주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공감했었다”며 연기자의 길에 도전하기까지 머뭇거렸던 그간의 과거를 회상했다.
윤소미는 “뮤지컬이 하고 싶어서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을 했고 잠깐 성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얼마 후 목을 다치게 됐다”며 “하지만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연극 무대에 섰고 영화를 배우게 되면서 꿈을 키웠다. 다시 휴학하고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1년 반을 방황하다가 단역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연기를 시작한 뒤로 중간 중간 멈칫멈칫했다. 촬영은 하고 싶은데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그 이후에 여러 작품에 합격이 돼서 ‘우주의 크리스마스’도 촬영하게 됐다”며 그간 부단히도 힘겨웠던 도전기를 풀어냈다.
연기자의 길에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 윤소미에게 요즘 일상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움의 연속이다.
심지어 얼마 전 가진 기자간담회를 떠올리며 당시 머릿속이 하얗게 된 상황이 자신의 ‘흑 역사’라고 자평했지만 신기했다는 게 주된 요지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며 “(간담회가) 끝나고 친구들과 편의점에서 맥주를 한잔하면서 ‘늙어서 경험하는 것보다 미리 해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았다”면서 “앞으로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꿋꿋이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여전히 부끄럽다는 듯 웃음으로 대신했다.
더욱이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 다시금 각오를 잡았다며 윤소미는 “영화제에 갔는데 자부심보다는 물음표가 들었다”면서 “그간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고 아직 꿈꾸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약간 주춤하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특히 윤소미는 아직 신인이라 선배 연기자들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촬영당시에 대해 묻자 “선배님들하고 많이 친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다가서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며 “첫 촬영이 끝나고 은진 선배가 지수 선배랑 하는 얘기를 듣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말을 건네기에는 주춤했었다”고 여전히 아쉬워했다.
그러나 윤소미는 “다음에 만나면 좋은 에너지를 나눠드리고 싶다”는 말로 더욱 씩씩하게 다가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소미는 곧 단편영화 촬영에 들어가는 등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기 위한 도전을 이어간다.
그는 “연기자가 성장하기 위해 연기자로 당연히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연기자로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소미는 “(대중들의) 기억에 남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이 언젠가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윤소미에 대해 묻자 그는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다. 저를 비롯해 주변사람들 모두 좋은 에너지를 가졌으면 좋겠다. 꾸준히 연기하고 싶고 아직 회사가 없어서 좋은 회사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소미는 또 “아직 노력하는 단계여서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맞춰가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며 연기자로 성장하기위해 매진하겠다는 각오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한편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10대부터 30대까지 세 명의 주인공 ‘성우주’가 동시에 교차하며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판타지 드라마로 이미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특유의 잔잔한 가을 감성을 갖고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송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