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얽힌 소시민의 삶
2004-04-22
명예퇴직을 당한 후 도서관에 다니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던 강명규는 우연히 가구점 앞을 지나다가 한 의자를 보고 반한다. 그런데 가구점 주인 문덕수는 팔 수 없다고 한다. 그 의자는 미대지망생인 딸 아이가 만든 작품이고, 고로 파는 물건이 아니라고 한다. 강명규는 그 딸과 직접 흥정을 해보려고 하는데, 그 딸 문선미 역시 단호히 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쉽사리 포기 할 수 없었던 강명규는 문선미가 없는 사이 30만원을 주겠다며, 문덕수와 계약을 해버린다. 그날 저녁 강명규의 아내 송지애는 펄쩍 뛴다. 의자 하나에 30만원이라니, 게다가 그녀는 강명규가 퇴직당한 후, 그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던 터라, 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다음 날 문선미는 자신이 만든 의자를 돈을 받고 넘길 수는 없다며 강명규에게 그냥 주려고 한다. 당연히 송지애는 반기지만 문덕수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의 집 앞에서 전시되어 있었으므로 일정 부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며 맞선다. 결국 강명규는 계약금으로 줬던 3만원만을 의자 값으로 남긴 채 송지애는 의자를 들고 간다.
송지애의 억지에 의자를 넘겨 주었지만 문덕수는 상심한다. 강명규는 그에게 미안하여 문덕수에게 7만원을 더 얹어 주겠다며 그를 위로한다. 다음 날 돈을 주기로 했던 강명규는 또 난관에 부딪힌다. 송지애가 이미 끝난 얘기를 왜 그렇게 하냐며, 그 돈을 줄 수 없다고 한다. 결국 보름이 지나도록 강명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어느 날, 문덕수가 강명규의 집에 쳐들어오기에 이른다. 이후, 마술 같은 일들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