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부부와 세딸 이야기

2004-02-05      
공연일정: 1월27일~2월22일 공연장소: 소극장 축제 문의전화: 02-741-3934

거지 부부가 딸 셋을 차례로 낳아 첫 딸은 은그릇으로 먹여 살렸으니 은장 아기라 부르고, 둘째 딸은 놋그릇으로 먹여 살렸으니 놋장 아기라 부르고, 셋째 딸은 검은 나무 그릇으로 먹여 살렸으니 가믄장 아기라 불렀다. 가믄장 아기가 복덩어리인지라, 거지부부는 셋째 딸을 얻고 부자가 되었다. 부자가 되어 오만해진 거지 대감(가믄장의 아비)이, 하루는 딸들을 한 명씩 불러 누구 덕에 사느냐고 물었다. 이에 가믄장 아기만이 배꼽 아래 자궁 덕이라 답하며 월경천을 내보이자, 분노한 거지 대감이 가믄장 아기를 내쫓았다.

가믄장의 어미는 가믄장 아기에게 밥이라도 먹여 보내려 하지만 두 언니가 시기심에 방해를 한다. 그 시기심이 화를 자처해 은장 아기는 청지네가, 놋장 아기는 독버섯이 되었다. 월경천을 부적 삼아 갖은 역경을 헤치고 가믄장 아기가 도착한 곳은 산에서 마를 캐는 마퉁이들의 집이었다. 가믄장 아기가 마퉁이 어미에게 하룻밤 지내고 가기를 청할 때 마침 마퉁이 형제들을 만나게 되었다. 큰 마퉁이와 둘째 마퉁이는 어미를 업신여기고 가믄장 아기를 흘겨보았지만, 셋째 마퉁이만이 어미와 가믄장 아기를 위해주었다.

쌀밥을 나눠 먹고, 부부의 연까지 맺은 가믄장 아기와 셋째 마퉁이는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살려 했지만, 마퉁이의 두 형의 위협으로 산을 내려오게 되었다. 가믄장 아기와 마퉁이는 돌밭을 일궈 볍씨를 뿌리고 풍년을 맞았다. 한편 가믄장 아기가 집을 나간 후, 거지 부부는 딸들을 찾아 급하게 나서다 문에 부딪혀 장님이 되었다. 거지 부부가 구걸을 하며 떠돌다 이른 곳은 가믄장 아기와 마퉁이가 수확한 쌀로 잔치를 베푸는 마을이었다. 부모, 형제들과 화해한 가믄장 아기와 마퉁이는 하늘의 자궁인 땅에 제를 올리고 마을 잔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