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 김지수 저예산 영화의 외로움 느끼며 ‘고군분투’

2016-09-22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오는 10월 스크린을 따듯하게 물들일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가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갖은 가운데 저예산 영화의 척박함 속에서도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담아내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영화 ‘여자 정혜’를 통해 스크린에서도 다양한 감성을 선사하고 있는 배우 김지수를 비롯해 허이재, 윤소미 등 다른 듯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여주인공 ‘성우주’들의 묘한 환타지를 그려낸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지난 21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고 개봉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이번 시사회에는 세 명의 ‘성우주’를 연기한 김지수, 허이재, 윤소미와 38살 성우주의 친구이자 애증의 관계인 ‘도연’을 맡은 심은진, 골동품 가게 손자 ‘승현’을 맡은 장경업과 함께 김경형 감독이 참석해 작품을 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놨다.

판타지 감성드라마인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이루지 못한 꿈을 간직한 서른 여덟 성우주(김지수 분)가 자신의 엄마가 죽은 날을 기점으로 자신의 과거와 닮아 있는 열아홉 성우주(윤소미 분), 스물여섯 성우주(허이재 분)를 우연히 만나면서 사랑했지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와의 추억을 되살리며 잊고 있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차분한 김지수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나긋나긋하면서도 잔잔한 여운과 함께 주인공 성우주가 자신의 과거이자 그들의 현재를 보듬어나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세 명의 우주를 연기한 배우들은 제각각 독특한 기회를 작품을 선택했다. 김지수는 시나리오가 궁금해 만난 자리에서 그림얘기를 주고받다가 덜걱 결정했고 허이재와 윤소미는 오디션 과정을 거쳤지만 작품의 대한 궁금증이 컸다는 게 그들의 얘기다.

또 심은진은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궁금함이 생겼다. 신기한 스토리였고 감독님과 대화를 해봐야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감독님을 만났는데 대화하다보니 이미 캐스팅이 됐더라”며 웃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작품에서 유일한 남자배우인 장경업은 “영화가 일단 다원 우주 같은 개념인데 평소 관심 있는 분야였다”면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너무 좋게 봐주시고 마치 형 같은 느낌이여서 꼭 하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만 극을 이끌어 가는 김지수는 “영화에 대한 욕심은 서정적이지 않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하고 싶은데 주로 정적이고 수동적인 캐릭터를 원하시는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충족하는 작품을 선택하기에는 에로 점이 많다는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지수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전하는 울림을 깊었다. 자신과 다르면서도 비슷한 또 다른 우주들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그들을 통해 돌아보는 자신의 선택과 후회를 살피면서 다시 용기내서 살아야겠다는 의지는 요즘 지쳐있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 명으로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낸 김 감독은 “세 사람이 기본적으로 한 사람의 인물이라는 생각으로 연출했다. 다른 우주에서 살고 있을 뿐 결국 같은 존재”라며 “지난해 촬영을 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눴고 촬영 한계도 있었지만 배우들이 잘 따라와 줘서 잘 마칠 수 있었따”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은 배우 심은진을 언급하며 “감사했던 게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 넣어줘야 하는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심은진은 “그저 지수 언니가 잘 챙겨주셔서 어려움은 없었다”면서도 “동해의 우울한 하늘과 날씨만이 힘들게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소감을 묻자 김지수는 “작은 영화들이 외로움이 있는 것 같다. 영화 ‘여자 정애’를 하면서 굉장히 많이 느꼈다”며 “감독님의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겠는 데 제가 잘 못했던 것 같다”고 말해 김 감독과 스태프들에 대한 미안함과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감독 역시 저예산 영화의 고충과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도 촬영에 임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세명의 ‘성우주’를 빈센트 반 고흐의 화집, 골동품 가제, 화가 지망생 등의 감각적인 소제들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교차하는 미묘한 감성을 만들어 냈다.

올해 개최된 제 17회 전국국제영회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 받음과 동시에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당시 김영진 전국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거울처럼 포개진 세 여자의 삶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영화는 시간의 연쇄를 깨고 동일성의 회로에 인무들의 삶을 모은다"며 극찬을 남긴 바 있다.

오는 10월 13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