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석면가루'…울산지역 학교 지진 2차 피해 우려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최근 일어난 수차례의 경주 지진으로 울산지역 학교 상당수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석면 노출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2차 피해에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1급 발암물질 석면이 포함된 학교 천장 마감재 파손 신고가 많아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속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이번 지진으로 울산에서는 총 88개 학교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21곳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천장 마감재가 파손됐다고 신고했다.
울산환경연합은 21일 성명을 내고 학교 등에 쓰인 천장 마감재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며 2차 피해 가능성에 대한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대부분 학교에 설치된 천장 마감재가 3~6% 농도의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마감재임을 감안할 때 2차 피해가 매우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즉 지진으로 건물 전체가 흔들리면서 천정 마감재가 파손되거나 뒤틀렸을 경우 발생한 석면먼지가 교실을 뒤덮어 학생들이 석면가루를 흡입했음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이미 벽 균열이나 천장 파손 등의 피해를 본 학교들은 뒤이어 오는 지진에 의해 가중되는 피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안전공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지진이나 흔들린 학교 천장에서 떨어진 마감재가 조각나 교실 곳곳에 흩어지고 석면 먼지를 흩날렸을 것"이라며 "내진 기능을 갖춘 건물이라도 건물이 흔들리는 것 자체를 막지는 못하므로 석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을 정리할 경우 "석면먼지를 재 비산시킬 우려가 있어 빗자루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지며 공기와 함께 들이마시면 폐에 염증을 일으키고 폐암·악성중피종·석면폐증 등을 일으킨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피해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안전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이후 시교육청은 각 학교별 피해 상황을 산출해 23일부터 보상 절차에 착수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지진 피해를 복구해 학생과 교직원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