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부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긴급회의에 앞서 현직 부장판사가 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대표하여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남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분명히 가려져야 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기본자세를 저버린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 사람이 법관 조직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중견 법관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혹감은 실로 참담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 동안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일 것입니다.”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일이 상식을 벗어난 극히 일부 법관의 일탈행위에 불과한 것이라고 치부해서도 아니 되고,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만을 한탄하고 벗어나려 해서도 아니 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일지언정 이 일이 법관 사회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라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의 청렴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청렴성에 관한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법관의 명예도 없습니다. 법관은 헌법에 의해 철저한 신분보장을 받습니다.”라며 “이는 법관이 자기 통제를 충실히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우리가 그에 대해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저는 우리 법관들이 어떤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성실하며 유능하다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한 믿음을 우리 국민들로부터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모든 법관들이 함께 뜻을 모은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방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라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