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돋보기…李·文·安 湖南 求愛 경쟁 ‘4人4色’
2016-08-27 송승환 기자
[일요서울|송승환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최근 호남을 잇따라 방문해 뜨거운 민심(民心) 구애(求愛)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지난 23일 “앞으로 호남의 사랑을 얻기 위한 무한대의 노력을 펼칠 것이며, 호남의 기존 정치 세력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호남권 3개 시·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호남에서 새누리당은 더이상 소외 세력이 아니다. 호남 발전의 한 축으로 분명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9 전당대회에서 보수여당 최초로 호남 출신 대표에 오른 그는 취임 후 처음 호남을 찾았다. 18대 국회 비례대표 시절부터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처해 온 이 대표는 새만금 개발에 대해 “호남 사람들 팔자를 고칠 수 있는 사업이자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사업”이라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남의 ‘광양만권 활성화’ 문제를 거론한 뒤 “순환 철도 체계가 완성되면 그 자체만으로 어마어마한 발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광주를 향해서는 “광주형 일자리와 군 공항 이전을 적극 챙기겠다”고 각각 강조했다.
지난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이 열린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총집결했다. 김 전 대통령이 야권의 정신적 지주라는 이유도 있지만 내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호남 표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당한 야권은 이날 추도식에서 서로 “적통(嫡統)”임을 내세우며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두 야당은 현충원 입구에서부터 대결하듯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플래카드를 걸고 경쟁에 나섰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 6일에도 나란히 목포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평화콘서트 행사에 참석해 ‘DJ정신’ 계승을 내세워 호남민심 구애경쟁을 벌였다.
문 전 대표로서는 등 돌린 호남민심을 되찾는게 큰 숙제이고 안 전 대표는 최근 떨어지는 당의 호남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는게 긴요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대권도전을 위해 호남민심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의 ‘제3당 실험’으로 탄생한 국민의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지율이 더민주에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ongwin@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