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 끊을 때도 쿨하게?
2007-03-29 이정민
영화배우 이미숙이 결혼 20년만에 이혼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미숙은 성형외과 전문의 홍성호 박사와 최근 부부관계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3월 19일 밝혔다. 두 사람은 조용하게 이혼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3월중으로 모든 법적 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이미숙의 한 측근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이 자녀의 유학 때문에 6년 전부터 별거생활에 들어갔고 그동안 서로 일에 몰두하다 보니 예전의 애틋한 감정이 식은 게 사실이다”며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나 다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서로 일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 애정이 우정으로 변했으며 서로 웃으며 각자의 길을 가되 친구로서 영원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이혼 배경을 밝혔다.
이미숙과 홍 박사는 20년간의 결혼생활은 물론 별거생활 중에도 별 잡음이 없었다. 오히려 자녀 문제를 머리 맞대고 다정하게 의논하는 등 서로 일과 양가 가족과 관련해 성심성의껏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 일이 바빠 6년 전 아이들을 미국 LA로 유학 보낸 게 결국 이혼의 빌미가 됐다. 이들 부부는 1년에 2∼3차례 시간을 내서 LA로 동행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나 별거한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 부부라기보다 친구 같은 사이가 돼 최근 부부관계를 정리하고 친구로 지내는 게 서로의 일과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측근은 덧붙였다. 두 사람 사이에 분쟁이 있거나 특별한 다른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데다 헤어지는 것에 뜻을
모아 이혼수속도 조용하게 밟고 있다고 했다.
이미숙은 그동안 연예계 활동이 없으면 LA로 가서 두 자녀의 통학길에 운전기사 노릇을 하는 등 집에서 살림하며 유학 뒷바라지를 했다.
여러 번 이혼설 휩싸이기도
지난해 6월 KBS2 ‘위대한 유산’을 끝으로 현재까지 LA에 머물며 자녀들을 돌보고 있다. 새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4월에 귀국할 예정이다. 결혼 후에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그는 지난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이후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미숙은 지난 1986년 영화 ‘겨울 나그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듬해 성형외과 전문의 홍성호 박사와 전격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당시 이미숙은 ‘겨울나그네’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여우주연상과 아세아태평양 영화제 최우수주연상을 받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린 톱스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인기 여배우와 유명 성형외과 의사의 결혼은 그 자체만으로도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다.
홍 박사는 이미숙을 보고 첫 눈에 반해 프로포즈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혼 후 이미숙과 홍 박사는 여러 번 이혼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현재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해 왔다.
이혼도 ‘쿨하게’
이미숙과 홍 박사는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런 소문은 알고 있지만 얼굴이 알려져 구설수에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담담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특히 홍 박사가 지난 2003년 미국 유학 길에 올랐을 때 이들 부부 사이를 두고 호사가들은 입방아를 찧기도 했다.
홍 박사는 아내에 대한 사랑 표현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로맨티스트였다. 지방에 있는 아내를 위해 촬영용 의상을 직접 챙겨 택배로 보내주는 자상한 남편이기도 했다. 갑자기 아내가 보고 싶으면 진료를 끝내고 무작정 차를 몰고 수백리길을 달려가기도 했다.
이미숙은 방송에 나와 성형을 할 생각이 없냐는 물음에 “남편이 점 빼는 것조차 싫어한다”며 자신에 대한 남편의 극진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결혼 생활 중에도 서로의 사생활은 존중해 주는 등 그야말로 쿨한 부부 사이였던 이미숙-홍 박사는 이혼을 알리는 방법도 쿨했다. 이혼 후 두 자녀(1남1녀)의 양육은 이미숙이 맡을 예정이다.
홍성호 박사는 현재 서울 논현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 중이다. 미인대회 심사를 맡기도 했으며, 한 일간지에 칼럼을 게재하는 등 대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네이버에 ‘미의 전도사, 홍성호’란 타이틀을 내건 블로그(blog.naver.com/dr_hongs)를 열어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블로그 중 한 코너로 ‘영화 토크’를 내걸었을 정도로 대중문화 논객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2월 탤런트 이윤성이 재혼한 치과의사 홍지호씨의 친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