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조윤선이 돌아왔다.” 8·16 개각으로 ‘박근혜의 신데렐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50)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나온 말이다. 정치권에선 조 내정자 발탁 배경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점친다. 첫째 박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점. 둘째 문화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은 점. 셋째 국정 경험이 있다는 점 등이다. 임기 말 레임덕을 최소화하고 국정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박 대통령이다. 본인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복심(腹心)’을 주요 부서 장관직에 발탁한 것은 당연한 순서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 재산이 너무 많다? “김앤장 변호사 출신, 생각보다 적은 것”
- 사드 發 한류 위기 ‘문화狂’ 조윤선 개인기 발휘할 때
조윤선 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개각 발표를 통해 신임 문체부 장관에 조윤선 전 의원을 내정했다. 이로서 조 내정자는 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에다 두 차례나 장관을 역임하는 화려한 경력을 기록하게 됐다. 조 내정자는 이날 “창조경제의 국정 기조 하에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시기에 주무 부처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무한한 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조윤선 전 의원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발탁은 정치권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친박계가 8·9 전당대회에 앞서 조 내정자의 최고의원 출마를 추진했지만 청와대에서 “다른 역할이 있다”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 내정자는 지난해 5월 정무수석에서 사퇴한 지 15개월 만에 재기용되며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과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의 남자’라면 조윤선 후보는 ‘박근혜의 여자’다. 조 내정자는 한 방송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라는 멘토가 있었기에 많은 국정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담대함, 진심에 대한 믿음, 언행을 무겁게 하는 박 대통령의 장점을 닮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이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임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정무수석 재직 당시 朴의 ‘퍼스트레이디’ 자처
조 내정자는 2008년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전국을 다니고 있었고 이때 조 내정자의 ‘그림자 보좌’가 꽃을 피우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조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패션, 화장은 물론 어투까지 속속들이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후 조 내정자는 현 정부 첫 내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이후 2014년 6월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됐다. 특히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에는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의 의전을 담당해 화제를 낳았다. 조 내정자는 튀지 않는 옷차림으로 펑 여사를 돋보이게 하면서 미혼으로 부군이 없는 박 대통령을 위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물론 ‘대통령과의 인연’이 조 내정자 발탁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대통령의 3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조 후보의 ‘문화 전문성’이 맞물린 것이 결정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조 내정자는 씨티은행 법무본부장이던 2007년 월간 ‘객석’에 썼던 칼럼을 다듬어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책을 냈다.
또 2011년에는 문화산업의 길을 조망한 ‘문화가 답이다’를 쓰기도 했다. 문화를 ‘정치’와 ‘외교’ 그리고 ‘삶’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분석한 이 글은 앞으로 조 내정자가 추진할 문화정책의 교과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그는 18대 국회 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에서 한류가 위기를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문화 狂’ 조 내정자의 내공이 발휘될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지난 16일 조윤선 내정자와 관련 “문화예술 분야 조예가 깊고 장관,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지내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에서의 폭 넓은 경험과 국정에 대한 안목을 토대로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 기반산업을 발전시켜 문화융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한편 조 내정자가 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조만간 열릴 인사청문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조 내정자의 재산을 두고 야권의 공세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2015년 3월 정부 관보에 공개된 조 내정자의 재산은 총 45억 205만 원, 함께 입각될 장관 내정자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액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일각에선 조 장관이 잘 나가던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것을 넘어 너무 적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윤선 장관 내정자는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 후 2006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배우자인 박성엽 변호사 역시 김앤장 소속 변호사였다. 이에 한 법조게 관계자는 “김앤장 변호사끼리 맞벌이하면 수십억 원 버는 것은 한 달 안에도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조 내정자의 재산이 해마다 줄고 있는 점 또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조 장관은 2009년 60억 2200만 원을 신고한 뒤 2011년 49억 4000만 원, 2012년 46억 2500만 원, 2014년 45억 8000만 원, 2015년 45억 2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에 조 내정자는 “어느 자리에서나 동료와 후배들에게 베푸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 저축을 많이 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 내정자의 프로필이다.
▲1966년 서울 출생 ▲세화여고·서울대 외교학과 ▲컬럼비아대 로스쿨 법학 석사 ▲사법고시 합격(33회) ▲김앤장 변호사 ▲제 16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공동대변인 ▲씨티은행 부행장(법무본부장) ▲한나라당 대변인 ▲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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