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국인 DJ, '물뽕' 플라스틱 병에 담아 밀반입

'데이트 강간약물' 4차례 걸처 총 3.78ℓ, 총 3억7000만원어치

2016-08-14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영국인 유명 DJ가 수억원 상당의 마약을 국내 밀반입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L씨는 미국 할리우드 클럽에서 활동하는 영국 국적의 유명 DJ다. 국내 유명 호텔 클럽이나 서울 강남 일대 클럽에서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DJ L(52)씨에 대해 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L씨는 일명 '물뽕'이라 불리우는 마약 GHB(Gamma-Hydroxy Butrate)를 플라스틱 병에 담아 생수로 위장해 국내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L씨는 지난 6월28일 물뽕을 1.5ℓ 플라스틱 병에 담은 뒤 여행용 가방에 넣어 공항세관 검색대를 통과했다.

그는 올해 4차례에 걸쳐 총 3.78ℓ 가량을 생수 또는 렌즈세척제로 위장해 반입했다. 시가 3억7000만원 상당으로 전해졌다.

L씨는 한국에 들어온 뒤에는 국내 약품회사 CEO 최모(52)씨와 일란성 쌍둥이인 같은 회사 부사장 최모(52)씨 등 2명에게 공급했다. 최씨 형제는 L씨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미국에 머물던 시절 L씨가 일하던 클럽에 드나들며 마약을 접해왔다. 2012년 L씨가 '좋은 카페인 음료수가 있는데 마셔보라'는 권유로 시작해 현 시점에는 중독상태에 이르렀다.

L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검찰은 L씨가 최씨 형제로부터 물뽕 반입 대가로 금전거래가 있었는지 추가적인 반입 횟수는 없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GHB는 본래는 근육강화제로 개발됐다. 음료에 몇 방울 타서 마시면 10~15분 이내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분이 좋아지고 다소 취한 듯 하면서도 몸이 처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효과가 빠르다는 점에서 성범죄용으로 악용돼 '데이트 강간약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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