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의 패리스 힐튼~!”
2006-10-20 김민주
톡톡튀는 발랄한 매력의 미녀탤런트 한예슬이 1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한예슬은 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오만하고 도도한 귀부인 ‘안나 조’ 역할을 맡았다. 특히 그녀는 1년만의 컴백이라 작품 선정에 고민을 하던 중, 이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받고 이 역할을 꼭 하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그만큼 작품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자신 있었다는 증거. 또한 쉬는 동안 창을 배우면서 하이톤의 목소리를 안정시키는 발성 연습도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제는 진정한 연기자로 성공하고 싶다는 한예슬.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만나봤다.
따뜻한 김성민+터프한 오지호=“내 이상형”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기 위해 1년 동안 신중하게 기다렸는데, 이 작품의 시놉시스를 받아보고는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출연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제가 가진 시간을 100%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러니 더욱 열심히 잘해야죠. 호호호.”
1년간 휴식 “많이 성숙했죠”
MBC 주말특별기획 ‘환상의 커플’에서 도도한 귀부인 ‘안나 조’ 역할을 맡은 한예슬의 컴백 소감이다. ‘환상의 커플’은 ‘쾌걸춘향’, ‘마이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부동산 건설 재벌의 상속녀인 안나. 부모님은 그녀 나이 7세에 형제자매 없이 막대한 유산만 남긴 채 돌아가셨고, 그녀를 돌봐줬던 할머니의 손에서 12살까지 자라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가족 하나 없이 홀로 남겨진다. 이후 안나는 재산을 노리는 온갖 친척들의 아부를 받으며 공주처럼 자란다. 그러던 중 능청스러운 설비공 철수(오지호)를 만나 기억상실증을 중요연결고리로 ‘환상의 커플’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다.
지난해 9월, SBS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 이후 1년만에 컴백한 한예슬. 그녀는 미국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는 등 연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1년전과 지금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졌을까.
“우선 그때는 연예계에 갑작스럽게 데뷔를 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복이 많았죠. 당시에는 연기자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나름대로 많이 성숙했어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일을 무턱대고 많이 하기 보다 나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인연들 많이 만나서 즐겁게 살고 싶죠.”
럭셔리 의상->몸빼 바지까지 소화
극중 한예슬이 맡은 도도한 ‘안나’는 과연 어떤 여성일까. 지난 11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1회 편집본에서 한예슬은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사람에게 “빨리 도와줘요”, “얼른 해치워” 등 하인 부리는 듯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일반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한예슬의 캐릭터는 돈은 너무 많으나, 머리가 빈 ‘백치미’의 귀여운 느낌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상호 감독은 한예슬에게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 럭셔리한 느낌을 표현하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안된다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예슬의 캐릭터가 어떻게 표현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이에 대해 한예슬은 “안나 조를 사람들을 깔보는 못된 여자로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안나는 단지 사람들과 상식적으로 한데 어울려 사는 방법을 잘 모르는, 부유한 환경 때문에 어울림과 조화를 모르는 캐릭터라는 것.
한예슬은 극중 의상 역시 일반 사람들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럭셔리하고 화려한 의상만 골라 입는다. 하지만 평범한 청년 철수(오지호)를 만나면서 그녀의 럭셔리한 의상은 시골 아줌마들이 즐겨입는 ‘몸빼 바지’로 변한다.
“저 알고 보면 털털해요”
극중 김성민-오지호와 호흡을 맞추게 된 한예슬. 과연 두 남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성민씨는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으며, 따뜻해요. 살포시 사랑해줄 것 같은 스타일이에요. 반면, 오지호씨는 터프하고 남자다우면서 리드하는 스타일이고요. 개인적으로는 둘을 합쳐놓았으면 좋겠죠. 호호호.”
김성민 역시 한예슬이 보기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서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김성민은 “한예슬씨는 겉보기에 새침해 보여도, 음식도 가리지 않고, 털털해서 너무 편안하다. 지내면 지낼수록 본 모습이 그런 것임을 알겠다”며 “정말 멋진 여자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예슬도 “자신이 겉으로는 도도하고 차가운 깍쟁이 같지만, 사실 저는 집에서 거울도 잘 안볼 정도로 털털한 스타일”이라며 “언젠가는 저의 본래 모습을 시청자들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을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지 않아도 그냥 상황에 감사한다”며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를 다시 봐도 기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