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당장이라도 하고 싶어요!”

2006-09-29     김민주 
영화 ‘라디오 스타’ 홍일점, 최정윤 인터뷰

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옥탑방 고양이’, 영화 ‘분신사바’ 등으로 잘 알려진 미녀
탤런트 최정윤이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신작 ‘라디오 스타’에서 라디오 PD로 변신했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20년 연기 베테랑 박중훈이 호흡을 맞추고,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 단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라디오 스타’가 드디어 28일, 추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주인공 중의 한 사람은 바로 라디오 스타의
유일한 홍일점인 최정윤. “이번 영화 ‘라디오 스타’에 대선배들과 함께 출연할 수 있었던 것만으
로도 너무 행복하고, 뿌듯한 영화”라고 밝히고 있는 그녀와 유쾌한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다.


“처음 (대본) 리딩 연습을 하려고 안성기 선배님, 박중훈 선배님하고 모였는데요,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어릴 때 좋아했던 대선배님들과 같은 작품에 출연해서 연기를 하다니… 아직도 너무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영화지만, 너무 뿌듯해요”
지난 21일,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정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영화 끝나고, 잠시 휴식 차 여행을 갔다 온 뒤로는 계속 영화 ‘라디오 스타’의 무대인사와 인터뷰를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하지만, 피곤하기는커녕 오히려 요즘 너무 행복하고 고맙기만 하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들에게 전화해 영화 꼭 보라고 신신당부하고 다녀요. 호호호~. 꼭 제가 나와서가 아니에요. 제가 제 영화를 보고 이렇게 뿌듯한 적이 정말 처음이거든요. 제 필모그래피(출연작품목록)에 ‘라디오스타’가 들어간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라디오 스타’는 한물 간 록가수 ‘최곤’(박중훈)이 사고를 저지른 뒤 ‘매니저’(안성기)와 함께 강원도 영월에 내려가 라디오 DJ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극중 말 안듣는 최곤과 함께 라디오를 진행해야 하는 PD 역할을 맡은 최정윤은 “사실 나는 별로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라디오 PD 역할을 위해 이현우가 진행하는 라디오 스튜디오에 놀러 가서 PD와 DJ의 관계를 유심히 살펴보는 등 여러 가지 공부를 했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는 ‘최곤’이 라디오 PD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진행해 버리기 때문.
하지만 최정윤은 안성기-박중훈 콤비 사이에서 적절히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면서 라디오 청취자와 라디오 DJ의 관계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사실, 이준익 감독조차 극중 최정윤이 맡은 역할에 대해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지 알려주지 못했을 정도로 캐릭터 잡기가 힘들었던 역할이었다. 그러나 촬영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안성기-박중훈의 연기에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고, 결국 청취자들(영월 주민)과 최곤(박중훈)을 연결시키는 라디오 PD의 임무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
최정윤은 “안성기-박중훈 선배님은 영화의 집중력은 물론, 스태프들을 챙기는 따뜻함까지 지녔다”면서 “특히 촬영 중 내가 놓치는 장면까지 보고 살짝 와서 귓속말로 충고해줄 정도로 배려심이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이었다”면서 두 배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준익 감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저렇게 디테일한 부분을 잘 잡으셨을까… 촬영할 때보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이준익 감독님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감탄했다.

원래 박중훈과 베드신도 있었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매력은 ‘조미료 없는 음식’ 같아요. 영화가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인 드라마도 아니고, 억지로 쥐어짜는 내용도 아니잖아요. 너무 간단한 소재와 간단한 내용이에요. 그런데도 감동과 울림이 크다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죠.”
사실 라디오는 이제 사람들의 기억에서 많이 잊혀져 가는 매체에 속한다. 최정윤 역시 예전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라디오를 자주 들었지만, 요즘에는 예전같은 ‘아련한 향수’는 없다고 말한다.
“요즘은 라디오가 워낙 쇼 프로그램적인 성격이 강한 것 같아요. 저는 컬투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즐겨듣는데요, 기분이 우울할 때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게 요즘 추세 같아요.”
또한 영화속 매니저-연예인의 관계 역시 요즘에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예전과는 많이 다르겠죠. 일과 관계된 부분 이외에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게 불가능할 때가 많아요. 오히려 그걸 이용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어 그녀는 특히 “요즘 신인들은 그런 부분이 더욱 심한 것 같다”며 “하지만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정윤이 밝히는 또 한 가지 사실. 시나리오에 ‘박중훈’과의 베드신까지 들어가는 러브라인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영화 흐름상 촬영 전에 러브라인을 없앴다고 한다.

액션-코믹 연기 해보고 싶어
이번 영화는 최정윤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영화를 하면서 ‘라디오 DJ’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또한 그동안 보여줬던 공포영화의 이미지와 사뭇 다른 역할로 변신을 시도할 수 있었다.
올해로 30살, 데뷔 10년차인 연기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해보고 싶은 배역은 너무 많다. 바로 액션과 코믹. 까불까불 덤벙대는 연기도 자신 있다고.
현재 남자친구는 없는데, 결혼은 빨리 하고 싶단다. 이유는 애들이 너무 예뻐서다.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최정윤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당장이라도 하고 싶다”며 한술 더 뜬다. 그녀는 “인생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남자다운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상형을 밝히며, 유쾌하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 인터뷰를 위해 바쁘게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