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만 내 빚” VS “22억 갚아라”
2006-09-29 김민주
가수출신 탤런트 이혜영이 전남편 이상민을 사기혐의로 고소해 연예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혜영은 지난달 30일, 이상민이 결혼전부터 이혼전까지 22억여원을 가로챘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8년간 연애를 해오면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해 연예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이 커플은 정작 결혼한지 1년 2개월만에 전격 이혼을 발표해 주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이혼 발표후 1년 동안 이혼사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이혜영은 갑작스럽게 전남편인 이상민을 사기혐의로 고소해 이들의 이혼 사유에 경제적인 부분이 매우 컸음을 시사했다.
8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하면서 연예계 잉꼬커플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이혜영-이상민 커플. 이들은 만난지 8년만에 결혼에 골인했으나 결국 결혼 1년2개월만인 지난해 8월 협의이혼을 결정했다.
이혜영 이혼사유…‘돈’ 때문이었다?
이혼 당시 이혜영은 이혼사유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은채 ‘침묵’으로 일관했고, 이와 대조적으로 이상민은 언론사에 서면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모든게 내 잘못이다. 성공해서 다시 널 찾겠다”며 이혜영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기 시작한 이들. 이혜영은 그동안 추진해오던 여성의류사업 ‘미싱도로시’에 적극적으로 매달렸고, 결국 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여성 CEO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이혜영은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던 의류 사업을 오프라인 매장으로까지 확대시키면서 점점 사업을 늘리고 있어 이혜영이 운영하는 ‘미싱도로시’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이상민은 이혼 전에 하고 있던 사업이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파산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혜영으로부터 이혼통보를 받게 된다. 이혼 후 이상민은 한동안 힘들어서 폐인에 가까운 삶을 살다가 다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며, 새출발 의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2일, 이혜영은 이혼 후 약 1년만에 이상민을 ‘사기혐의’로 전격 고소하기에 이른다.
이혜영의 주장에 따르면, 이상민이 2003년 모바일 화보용 누드를 찍을 것을 강요한 뒤 계약금 5억원과 이익금 3억원을 가로챘다. 또 인감을 몰래 가져가 8,000만원짜리 볼보 승용차와 1억원 짜리 BMW 승용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할부금을 갚지 않아 방송출연료를 압류당했다.
이외에도 이상민이 차용증명서 명의를 도용해 10억원의 빚을 지게 했으며, 동업관계에 있던 기획사에서 동업자금 3억원을 받아 임의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에 쏟아지듯이 보도되자 이상민측 역시 같은날 오후 5시 강남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상황을 변론하고 나섰다.
이상민은 우선 준비해온 자료를 통해 “김미파이브에 오락시설을 추가하라는 대주주의 권유를 받아들일 수 없어 대표이사 자리를 사임했고 이후 2호점을 준비하던 중 선수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김미파이브가 폐업했다”며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타 음반사로 위임해 개인적인 파산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을 때 이혜영씨의 변호사로부터 이혼을 통보받았다”고 이혼사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사업에 실패한데다 사랑하는 여자까지 잃게 된다는 생각에 이혼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으나 당시 이혜영의 대리인이던 변호사로부터 거절당했다”며 “사업을 진행중이던 이혜영씨에게 피해를 줄 위험이 있어서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상민은 자신이 이혜영에게 누드화보집을 찍으라고 강요해 계약금 및 수익금을 갈취했다는 주장에 대해 “강요로 인해 누드를 찍어서 계약금을 갈취했다고 하는 주장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누드에 대한 이혜영 본인의 뜻이 워낙 분명했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사업 파산 당시, 이혼 통고 받았다”
이상민은 마지막으로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이혜영이 걱정하는 채무는 내가 갚아야 할 돈”이라며 “이혜영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혜영씨가 제시한 금액 22억원 중에 13억원 정도가 자신이 갚아야할 돈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30여분에 걸쳐 준비한 해명서를 낭독한 이상민은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연예계의 오랜 잉꼬 커플 이혜영과 이상민. 결혼 1주년을 기념해 이상민은 이혜영에게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해서 선물할 정도로 남다른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예쁜 사랑을 보여줬던 커플이기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1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같이 해왔던 남녀가 결국 ‘돈’이라는 경제적인 이유로 헤어졌다”면서 “역시 돈 앞에는 사랑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8년이나 만나고, 결혼한지 1년2개월만에 헤어진 이유가 정말 ‘돈’ 때문이었을지는 당사자들밖에 모르는 일 아닐까.
이상민 기자회견장에 최민수가 등장한 이유는?
“혜영아, 독을 품어서는 안된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이상민의 기자회견장에는 평소 이상민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 최민수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최민수는 “혜영아, 너답지 않은 행동을 한 것 같다. 내일이라도 고소 취하해라. 이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부부가 헤어지더라도 편한 친구가 될 수 있어야지 이렇게 독을 품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최민수는 “이상민과 이혜영을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내가 잘 아는데 둘다 이럴 사람들이 아니다. 혜영이 역시 정말 순수한 사람이다. 이것은 내 목숨을 담보로 보장할 수 있다”며 “만약 혜영이 주변 분들이 이런 식으로 부추기고 있다면 실수한 것이다. 착한 사람을 이렇게 만들면 안된다”고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
최민수는 “이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돈의 논리나 조건에 의해 헤어졌다면 두 사람의 가슴에 두 번 칼을 꽂는 일이나 다름없다”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내일이라도 취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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