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②] 제2의 폭스바겐 사태 일어날까…
포드·지프·말리부 등 외제차 누수 현상 경보
“구입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말이 돼?”
누수 발생보다 미흡한 사후처리가 더 큰 문제
이른바 폭스바겐코리아 사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외제차 브랜드들이 한국 고객들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양심적으로 보였던 기업들도 이상하게 한국 시장에만 진출하면 양심을 찾아볼 수 없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욱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외제차 브랜드들의 누수 현상 제보들로 인해, 이러한 인식이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첫 번째로 FCA코리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 중 지프레니게이드와 관련된 누수 논란이 터져 나왔다.
앞서 중고차 사이트 보배드림에는 ‘물 새는 외제차, 지프 레니게이드’라는 제하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의 내용은 구입한 지 4개 월여가 지난 수입자동차 지프 레니게이드 차량에서 운전 중 누수, 낙수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FCA코리아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또 글쓴이는 “차가 물이 새어 나온다는 것이 말이나 되냐”면서 “FCA코리아 고객센터에서는 자기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딜러사와 딜러센터에 직접가서 해결하라고 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비오는 날 차안에서 빗물 맞으며 인천에서 의정부로 출근을 했고 의정부에서 일산으로 낙수되는 물을 맞으면서 딜러사 센터로 입고를 했다”면서 “아직 원인은 찾는 중인데 정말 화가 나고 어이도 없고, 회사의 태도에 치가 떨린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상담원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엔진이나 미션, 브레이크, 누수 등은 중대 결함인데 자기들은 아무 책임도 없고 관련부서 담당도 없으니 딜러사 가서 알아서 하라는 등 고객을 기만하는 구시대적 서비스와 발상이 너무 화가 난다. 제조사는 도덕적 윤리에 따른 기업적 마인드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문제가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누수 문제가 발생한 차량은 한국GM에서 판매되고 있는 말리부, 포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익스플로러 등이다.
지난달 9일 채널A는 한 포드 익스플로러 차량에서 비만 오면 선루프 쪽으로 빗물이 샌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이들은 “오픈카도 아니고 물이 새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를 항의하게 됐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항의에 대한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포드를 수입하는 수입사는 항의를 하는 고객에게 “아우디도 그렇고 볼보도 그렇고, 다 그럴 수 있다”면서 “제 3의 기관이나 이런 걸 통해서 우리도 그거에 따라서 해드려야 할 것 같다”는 등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누수가 발생했다고 하는 말리부 차량의 차주들도 마찬가지 주장이다. 특히 말리부의 경우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보다 누수를 주장하는 이들의 사례가 조금 더 많았다. 누수현상이 나타났다는 부분도 앞유리, 트렁크 등 다양했다.
이들은 “퇴근하고 세차하다 조수석 앞 유리에서 물이 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거나 “뒷좌석 매트를 교환하기 위해 매트를 들어보니, 물이 묻어 있었다. 트렁크 누수인 건지, 비가 많이 온 탓인지 모르겠다”고 증언을 덧붙였다.
한국GM은 2011년에도 말리부 누수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당시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제품에 문제가 있었다면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속적인 폭우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5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말리부 누수 현상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여러 외제차 브랜드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인다.
다만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해당 브랜드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FCA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차량을 점검해봤지만, 전혀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또 해당 차량 고객과 원만히 사태를 해결한 상태로, 글을 썼던 고객도 이러한 내용을 다시 온라인상에서 밝히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지프레니게이드 차량의 차주는 앞서 누수를 고발하던 글을 삭제한 상태다. 이어 “집 다음으로 큰 자산 중 하나인 차량에 문제가 생긴 것에 당황했고, 고객센터로 전화했을 때 모든 걸 딜러사에서 해결하라고 했던 고객센터에 대해 너무나 억울하고 화도 났다”면서 “소비자로서 권리를 찾기 위해 지프 관련 카페 및 보배드림,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더불어 “차량 교환이나 보상, 반품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 어찌됐건 FCA코리아는 차량의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처리를 해주고 있다. FCA코리아 본사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와 사과 및 위 문제 처리를 약속했다”고 현재 상황을 알렸다.
한국GM의 관계자는 “누수 현상이 일어났다는 항의를 전달 받은 바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누수가 있었다는 주장을 두고 아직 답변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