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③] 코스트코, 회원카드 없이 쇼핑하기
상품권만 있으면 결제까지 OK…억울한 기존 회원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 회원이 아니더라도 코스트코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코스트코 상품권이다. 상품권만 있으면 매장 출입은 물론 결제까지 가능하다. 그런데 코스트코가 그동안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돼 왔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회비를 내지 않고 상품권만을 이용해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것은 꼼수이며 코스트코가 나서서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또 다른 측에선 “회원제 고객과 상품권 고객은 구입할 때 가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회원권 없이도 쇼핑 가능, 본사 방치 안된다 VS 어차피 회원·비회원가 달라 전혀 문제없다
코스트코 매장은 자신이 회원임을 증명할 수 있는 회원카드가 없다면 매장 출입 자체가 제한된다. 매장을 들어서는 입구부터 직원들이 회원카드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회원이 아니면 상품의 결제가 불가능하다.
일요서울이 지난 3일 서울 시내의 한 코스트코 매장을 찾았을 때도 “회원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카드가 없으면 입장할 수 없다. 다만 상품권이 있다면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상품권을 지참하고 또 다른 매장을 방문했을 때는 별 다른 어려움 없이 결제까지 마칠 수 있었다. 코스트코 상품권을 구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프리미엄을 주더라도 온라인에서 코스트코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지인을 통한 구매다. 지인 중 코스트코 회원이 있는 경우 상품권 구입을 부탁해 연회비를 내지 않고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또 자신이 회원이라면 1년치 연회비만 내고, 탈퇴를 하기 전 다량의 상품권을 구입해두면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이들의 입장은 거의 대부분 일맥상통한다. 개인 회원일 경우 3만 원이 넘는 연회비를 내야 하는데, 자신들은 연회비 대비 혜택을 많이 받지 않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매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코스트코 회원카드는 개인회원인 경우 연회비가 3만5000원인데,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연회비가 아깝기 때문에 지인을 통해 상품권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상품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5만 원권 상품권 한 장만 가지고 가도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다. 총액이 상품권 액수보다 높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만큼 현금이나 삼성카드로 계산하면 된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나오는 것이다. 먼저 회비를 내지 않아도 코스트코의 입장과 물건 구매가 가능한 방법이 존재한다면 이는 회원들의 입장에서 피해를 받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스트코는 회원들이 지불하는 연회비로 저렴하고 퀄리티 높은 상품과 함께 최고의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하는데, 상품권만 따로 구매해서 쇼핑을 하는 이들은 무임승차와 다를 바 없다는 견해다.
이와 관련해 한 소비자는 “나는 회원 등록을 하고 연회비를 내고 있는데, 기간이 만료되면 나 역시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이를 사용하려 한다. 괜히 억울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트코는 오는 9월 1일부터 연회비 10%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이 같은 불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트코 연회비는 향후 법인은 3만 원에서 3만3000원으로, 일반 회원은 3만5000원에서 3만85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다만 이 부분과 관련해 “전혀 논란이 될 부분이 없다”는 소비자 의견도 있다. 코스트코 상품권을 이용한 한 고객은 “코스트코 물건 중 할인되는 것들이 있는데 할인혜택은 회원에게만 적용된다. 회원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제 가격을 주고 샀다”고 전했다.
회원카드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품들이 따로 있고, 그러한 것들 때문에 연회비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상품권이 가지고 있는 이점이라고 해도 1회성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뿐, 기존 회원들에게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품권을 놓고 소비자들이 의견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일요서울이 코스트코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를 문의했을 때는 “담당자에게 말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 더 이상의 연락은 없었다.
한편 코스트코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사업체다. 2014년 기준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소매업체이자 세계 3위 규모의 소매업체로 성장했다. 고급브랜드 제품을 할인가격에 파는 전략으로 경쟁업체인 월마트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코스트코의 판매 전략은 보물사냥(The treasure hunts)이라고 불린다. 고급브랜드 제품이 지나치게 재고가 많거나 생산이 중단될 때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는 방식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신세계와 제휴해 서울 양평동에 프라이스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점했다. 1998년 신세계가 프라이스클럽을 미국 코스트코에 매각했다. 이후 코스트코로 이름이 변경됐다. 현재 서울 양재점과 양평점, 경기도 일산점과 광명점 등 전국 12개 매장을 운영하며 본사는 광명점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