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천상륙작전, 범상치 않은 출연진에 눈길…분산된 시선은 아쉬워
2016-07-27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한국형 전쟁영화를 모티브로 탄생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27일 항해를 시작한 가운데 영화 ‘부산행’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정재를 비롯한 굵직한 배우들뿐만 아니라 리암 니슨이 맥아더로 출연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운명을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익히 알려져 있는 내용인 만큼 결말이 새롭지는 않지만 그 이면에 숨겨져 있었던 사실들을 되짚어보며 전쟁당시의 참혹했던 현실을 냉혹하게 담아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인천상륙작전을 놓고 저울질하던 모습에서 시작된다. 맥아더 장군은 일각에서 5000:1에 불과하다는 우려를 뒤로한 채 한국전쟁의 승리를 위해 감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게 된다.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땅을 돌려주겠다는 맥아더가 의지를 굳건히 하면서 인천상륙작전의 서막을 알린다.
이에 대북 첩보작접 'X-RAY'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 분)는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해 인천 내 동태를 살피며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작전의 마지막 관문인 인천 해로에 설치된 기뢰의 정보를 두고 인천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 분)과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정보를 얻어내려는 순간 북한군에 발각되며 위기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이후 해군 첩보부대는 켈로부대(한국인으로 구성된 연합군 소속의 스파이부대)의 도움을 받으며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필사적인 사투를 그려냈다.
특히 리암 니슨이 그려낸 맥아더 장군은 외모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특징을 잘 잡아냄으로서 기존의 한국 전쟁영화와는 확연한 차별점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충무로의 대들보들이 각각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극과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였다. 장학수를 연기한 이정재와 림계진을 맡은 이범수의 시종일관 벌어지는 대결은 어느 순간 히어로 물로 착각할 정도로 각자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이 묻어있다.
이뿐만 아니라 켈로부대 인천지역 대장인 ‘서진철’을 맡은 정준호를 비롯해 간호사 ‘한채선’역의 진세연, 박철민, 김병옥 등 굵직한 배우들이 각각의 자리를 차지하며 극의 진정성을 높였다. 또 특별출연한 김영애, 박성웅, 김선아 등이 영화 내내 깨알 같은 발견의 매력을 담아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그간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냄으로서 그간 묻혀있거나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한국 전사자들의 애환과 희생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다만 소문난 잔치 같은 인상처럼 화려한 캐스팅이 극의 흐름을 이어가는 데에 발목을 잡았다. 작품전개가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아 출연진 각각의 분량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주도적인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극의 흐름을 이끌어나가기에 뒷심이 부족하다. 마치 주인공을 지목하기에는 망설여질 정도로 출연진들의 등장이 저마다 짧게 느껴진다.
또 인물들의 빈약한 연관성 역시 극의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리암 니슨까지 내세운 맥아더를 당시 첩보활동을 한 한국 영웅들과 함께 엮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극의 내용이 나눠지면서 순간순간 단절된 느낌이 공존하고 있다. 물론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져 있지만 큰 줄기를 찾기에는 너무 많은 잔가지들이 방해하는 듯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다소 정돈되지 않은 느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쟁의 위협에 놓여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지나치기 쉬운 시대적 문제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는 박수 칠만 하다. 특히 주연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표정하나하나까지 집중하는 모습에서 그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리암 니슨이 신의 한수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한국영화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어색함 없이 작품에 녹아든 점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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