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또 대형테러…국제사회 “최악의 재앙”

“야만적이고 비겁한 테러 공격” 맹비난

2016-07-15     신현호 기자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지난 14일(현지시각)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바스티유의 날) 밤 프랑스 남부 지중해 해안도시 니스에서 대형트럭 한 대가 축제를 즐기던 군중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이로 인해 최소 80여 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한국시간 15일 기준). 이에 프랑스는 또다시 발생한 대형테러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번 테러의 사상자는 지난해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이어, 같은해 11월에 일어난 파리 동시 다발 연쇄테러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파리 동시다발테러가 발생한 이후 내려진 국가적 비상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기리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에 발생한 테러라는 점에서 전 세계 국민들이 큰 슬픔과 애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이날 “현대 역사상 이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재앙”이라면서 “현재 시정부 관계자들, 모든 심리학자, 훈련된 자원봉사자 모두의 힘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이날 성명에서 “야만적이고 비겁한 테러 공격”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번 테러는 비극적이고 역설적인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자체 트위터에 이같이 밝히고 몽골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아셈)에서 유럽 정상들과 아시아 정상들이 니스 테러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끔찍한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아비뇽에서 휴일을 보내다 테러 발생 직후 곧바로 파리로 돌아와 내무부 위기대처 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테러 이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및 연장하며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가디언은 프랑스 치안 당국이 2주전 휴가철을 맞아 치안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유명 휴양지 해변에 무장경찰을 배치했음에도 테러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IS 소행의 연쇄테러 이후 국가 비상사태가 오는 26일 해제되지만, IS 테러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번 테러로 국가 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올랑드는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상사태를 더는 연장할 수 없다”면서 “테러 위협은 계속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올랑드는 “IS를 계속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라크 군이 IS 거점인 모술 탈환을 지원하기 위해 프랑스 군사 고문을 보낼 계획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인원과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에서 유난히 테러가 빈번한 이유는 무슬림 인구가 많은 데다, 극단 이슬람주의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고, 테러 조직이 침투하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에 대한 공격에 프랑스가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에는 이번 테러를 두고 IS 군최고사령관 오마르 알 시샤니의 사망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IS 지지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주 지난해의 연쇄테러는 정보 당국의 실패 탓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샤를리 에브도와 파리연쇄 테러를 예방하지 못한 이유와 실패 원인 등을 조사한 의회테러조사위원회는 프랑스 정보당국의 ‘총체적 실패’라고 규정, 정보당국의 총점검과 함께 미국식 국가 대테러 기관 창설을 권고했다.

하지만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테러조사위 보고서의 권고 중 일부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면서 정보기관들의 총체적 개편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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