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부산이어 호남도 ‘시끌시끌’ 이슈 재점화

2016-07-01     송승환 기자

[일요서울ㅣ송승환 기자] 정부가 신공항을 김해공항 확장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여전히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더민주, 신공항 후폭풍 ‘점입가경’
-추미애, 때아닌 ‘포퓰리즘’ 논란 휩싸여

최종 경쟁지에서 탈락한 부산 의원들은 심사과정의 불공정성을 계속해서 문제 삼으면서 다른 의원들의 동조를 독려하고 있다. 호남(湖南) 인사들 사이에서도 신공항 이슈가 재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남 쪽에서 무안 신공항 활성화 문제를 거론한 가운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추미애 의원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일각에서 때아닌 ‘포퓰리즘(Populism·인기영합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우선 더민주 부산 의원들은 여전히 정부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 사하갑 최인호 의원은 지난 6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한 결과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만료일은 24일이었음에도 보고서는 오늘까지 제출되지 않고 있다”며 “국토부는 보고서를 받기도 전에 그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국토부가 이렇게까지 무책임하게 부실용역을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용역팀은 인근에 건설 중인 신도시에 (공항 건설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정부에 어떤 질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실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부실행위가 드러난 만큼 관련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텃밭 호남에서도 신공항 논란이 불거졌다. 호남 홀대론에 근거한 지역주의를 파고든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당권선언을 공식화한 추 의원이 27일 전북 새만금 현장을 방문, 전북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박근혜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약속을 파기했지만 더민주는 새만금 신공항을 정책비전에 포함시켜 반드시 정권교체 해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런 발언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전당대회에서 텃밭 표심(票心)을 얻으려고 ‘신공항’ 공약을 쉽게 내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추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남겨 “새만금 신공항 계획은 제가 선뜻 꺼낸 선심성 제안이 아니다. 이미 타당성 조사 중인 국책사업이고, 차질이 없도록 강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무안 신공항 활성화를 주장하면서 중앙당이 호남 신공항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다들 동남권 신공항만 쳐다보는데, 서남권 신공항인 무안공항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김해공항에 4조3000억 원이 투입된다고 한다”면서 “당에서 무안공항이 인천공항, 김해공항과 3대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경남도 “김해신공항 관문·안보·경제공항으로 건설해야”

이와 달리 경남도는 정부의 ‘김해 신공항’ 결정을 수용한 뒤 다양한 후속대책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지난 6월 29일 밝혔다. 도는 김해 신공항이 대구·경북·울산·경남이 선호하던 신공항 입지 밀양과 25㎞ 정도의 거리에 불과하므로 김해 신공항을 제2의 국제관문공항과 비상사태 시 역할을 감당할 안보공항, 1900만 남부권 주민의 경제공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해 신공항 활주로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200m에서 3800m 이상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국토교통부, 청와대, 국무총리실 등에 건의했다.

활주로 3200m로는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국제노선 취항과 대형 여객기나 대형 화물 항공기 안전한 이착륙이 어려우므로 3800m 이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인천 국제공항은 3750m 활주로 2본과 4000m 활주로 1본을 운영한다고 도는 덧붙였다.

도는 대구·경북과 울산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광역 고속도로 2곳과 광역 철도 2곳을 건설하는 계획도 건의했다. 기존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활용하고 김해 생림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19㎞를 신설해 대구-밀양-김해 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도로 건설을 제시했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대구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49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부산 고속도로 남밀양IC와 남해고속도로 진례JC를 연결하는 25㎞ 구간의 고속도로 건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구간이 신설되면 진례JC에서 현재 건설 중인 신항 제2배후 고속도로와 연결돼 부산항 신항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대구-밀양-김해 신공항을 연결하는 KTX 건설과 울산-삼랑진 일반철도 건설계획도 언급했다. KTX는 동대구역에서 삼랑진역까지 기존 노선을 고속철도로 선형 개량하고 삼랑진역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24㎞를 신설하면 동대구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33분 만에 도착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울산-삼랑진 32㎞를 일반철도로 건설하면 울산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29분 만에 연결된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경남도내 교통망 확충도 건의했다.
 
남해고속도로 산인JC-창원JC 구간 16㎞를 4차로에서 8차로로, 하동-사천 31㎞를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해 광주·전남과 서부경남·항공국가산단에서 김해 신공항·부산항 신항으로 빠르게 연결되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JC-현풍JC 48㎞를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고, 함양-울산 고속도로 조기 완공,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도 필요하다고 도는 덧붙였다. 하병필 도 기획조정실장은 “밀양 신공항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는 김해 신공항을 국제관문공항으로 건설하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며 “김해 신공항 활주로를 연장하고 접근 교통망을 개선하면 우리가 바라던 신공항, 대구·경북과 울산에서 바라던 신공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김해 신공항 발표 이틀 만인 지난 23일 밀양을 방문해 밀양 신공항 예정지였던 하남읍 일대 지방도 확장·포장에 도비 60억 원을 지원했다.
지난 27일에는 밀양을 본사로 하는 저비용항공사 설립계획을 발표하는 등 밀양 신공항 무산에 따른 후속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songwin@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