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동서’ 신기옥 아주산업 회장 검찰 소환 초임박

[집중취재]고소장 입수

2016-06-11     송승환 기자

8년 전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연루된 채권회수 명목

중견기업인 속이고 가로챈 혐의수수료 50억 요구
 
[일요서울 | 송승환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75)의 손위 동서인 신기옥 아주산업 회장(78)300억 원대 횡령(橫領)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신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장검사 김석우)는 이구택 전 포스코그룹 회장(70)이 연루된 채권 300억 원을 받아주겠다고 중견기업인을 속이고 이 돈을 가로챈 혐의로 신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남지역 사업가 N모씨(67)는 전 동신코퍼레이션 회장 S모씨(69)에게 300억 원을 떼였다. N씨는 이 돈을 받아내기 위해 알아보다 이구택 당시 포스코그룹 회장이 배후에 있다고 믿게 됐다. 두 사람 사이의 수상한 자금 거래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N씨는 여러 곳을 알아보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꼽히던 신 회장을 20083월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N씨는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S씨와 함께 포스코와 관련된 각종 비리(非理)를 저질렀고 이 회장은 S씨의 재산 은닉을 도운 장본인이라며 이 회장을 압박해 300억원을 받게 도와달라고 했다. N씨는 이 자리에서 S씨와 이 전 회장의 비리 의혹 자료를 건넸다.
 
이에 신 회장은 다른 곳은 몰라도 이 회장이 관련돼 있다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2004년 포스코 회장에 취임해 2007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퇴설()이 돌았고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091월 사퇴했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은 N씨에게 돈을 곧 지급하겠다는 말만 하고 돈을 주지는 않았다.
 
차일피일 미루던 신 회장은 “300억 원 중 50억 원은 수수료 명목으로 달라거나, “대통령 전용기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가야 하는데 경비가 필요하다5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이듬해 3월까지 N씨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과 선물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이 실제 이 전 회장에게 300억 원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 회장과 N씨 사이를 중개했던 A(85)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 회장은 지난 7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나오지 않았다.
 
<일요서울>10일 신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기옥 회장은 누구?
 
마당발로 통하는 신 회장은 경북중학교, 대건고등학교, 단국대학교,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고 동명목재 워싱턴지사장, 새한중장비대표, 새한건설대표, 한국아동복지재단 이사회 의장, 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코리아 이사장,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 경북중·고 총동창회 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올해 1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대구에서 58번째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경북 경산에서 1999년부터 현재까지 자동차부품제조회사인 아주산업을 경영하고 있다. 신 회장 200812월 당시 한상률(62) 국세청장이 인사 로비를 하러 경주와 대구를 방문해 골프를 치고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자리에,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기업인, 경제단체 대표 등과 함께 참석해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