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내년1월1일부터 대선출마 고민 결심할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내년 1월 1일이면 한국사람이 된다"면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 총장은 첫 일정으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반기문 대망론'을 염두에 둔 듯 완곡한 표현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사실상 대선 출마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 사무총장은 대선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포부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반 총장은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 통합은 정치 지도자들의 뜻만 있으면 내일이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심(私心), 자기 자신을 버려야 한다. 지역구가 뭐가 중요한가. 세계가 막 돌아가고 있는데…”라고 했다.
대선 후보로서 그간 약점으로 꼽혀 왔던 사안들에 대해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올해 73세로 고령이란 지적에는 “체력 같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유엔 사무총장 임기) 10년 동안 마라톤경기를 100m 경기를 뛰듯 했다. 역대 어떤 사무총장도 저보다 열심히 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85년 참사관 시절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전두환정권에 보고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다자외교 무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만나 ‘친박’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너무 확대 해석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건 제가 보기에도 기가 막히다”고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을 자주 만난다고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 때도 그랬고 어느 대통령이건 다 했다(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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