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박지원 첫 상견례 구밀복검[口蜜腹劍] 속내

2016-05-10     고정현 기자

-국회의장·상임위원장 놓고 기싸움 팽팽 
-우상호 "도와달라..." 박지원 "1당이 배풀어야지..."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두 야권의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국회 원구성(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단 구성) 문제를 놓고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원내대표간 회담은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시작됐다. 박 원내대표는 "같은 당에 있을 때 '차기 우리 당 지도자는 우상호'라고 몇 번을 얘기했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박지원 선배는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같은 문하생이기 때문에 앞으로 김 전 대통령의 뜻과 정신을 지키는 데 누구보다 협조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가 호남 심판을 세게 받아 반성해야하고, 오만하지 않았나 싶다"며 "앞으로 겸손하게 호남민심을 받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박지원 선배는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같은 문하생이기 때문에 앞으로 김 전 대통령의 뜻과 정신을 지키는 데 누구보다 협조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가 호남 심판을 세게 받아 반성해야하고, 오만하지 않았나 싶다"며 "앞으로 겸손하게 호남민심을 받들겠다고 약속드린다"며 박지원 원내대표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모습이었다.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다만 원 구성을 앞두고 있는 만큼 두 원내대표 사이 마찰이 예상된다. 이날 우 원내대표는 '캐스팅보터'로 부상한 국민의당에 협조를 당부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제1당의 양보를 요구하며 원구성 협상을 앞둔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당은 법안 통과의 최종 문턱을 담당하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더민주는 수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운영위원회와 윤리위원회,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 기존 여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를 통합하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를 분리해 국민의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방안을 협상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민주가 동조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당이 국회의장직을 원하는 새누리당을 지원할 수 있어 두 야당 원내대표의 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 원내대표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꽃 피는 데 두 야당이 큰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하자, 박 원내대표는 "제1당에서 베풀어야지 작은 당한테 내놓으라고 하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한편 우 원내대표는 이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도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 원내대표가 상임위 분할 조정 문제를 언급하자 "가능하다면 상임위를 늘리지 않고 해결해보겠지만, 불가피하다면 국민들의 양해를 얻어서 늘릴 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해 여지를 뒀다.

노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관례에 따라 더민주가 맡고,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상견례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장은 국민의당이 아니라 야당이라고 하셔서 열어 놓으셨다. 협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현실적으로 당이 4개 있는데 교섭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외시키면 국민들이 볼 때 편협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있을 원내대표간 회동 등에 원내 교섭단체가 아닌 정의당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했다.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