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존엄’ 하메네이 “지역 평화 원한다”
-북한 우방국인 이란 1인자와 만남. 대북효과 상당할 듯
-로하니 대통령 “한반도 핵 없애는 것이 원칙”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저녁(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는 달리 북핵(北核) 문제 등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다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지역 평화와 안정에 대한 한·이란 협력을 강조한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을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이란 분석이다.
종교 지도자가 정치 지도자를 겸하는 신정(神政)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는 국정 운영의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이날 면담에서 "박 대통령의 역사적인 이란 방문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이란이 잘 협력하면 서로에게 많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진심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해결하기 더욱 어렵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이란 양국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은 상당한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그동안 인재양성 교육과 낙후지역 개발, 과학기술 기반의 지식기반경제 등을 경제발전 과제로 제시한 점과 관련해 "이란 낙후지역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이 이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이란의 가장 높은 성직자를 의미하는 '아야톨라' 지위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이란의 우방국인 북한에 대한 압박 효과가 결코 적지 않을 것을 보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란 로하니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평화통일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간 전략적인 경제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선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우리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핵개발도 반대한다"며 "중동지역은 물론 한반도에서 핵을 없애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북핵 불용 및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고,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란측에 협조를 요청했다"며 "이란 측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의 열망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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