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모습 드러낸 옥시, “신속한 피해 보상 나설 것”
2016-05-02 권녕찬 기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인체에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 국민의 공분을 산 옥시레킷벤키저가 사건이 터진지 5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는 2일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모든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며 “빠르게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제야 보상안을 마련한 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아타 샤프달 대표는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1등급과 2등급 장애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포괄적인 피해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샤프달 대표는 구체적 보상계획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및 환경부로부터 1, 2등급 판정을 받으신 피해자들 가운데 저희 제품을 사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자 한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추가 피해조사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다. 해당하는 모든 피해자 분들에 대한 보상이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지사가 영국 본사의 허가 없이 독단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제품을 제조할 때 모든 공정을 감시해서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1단계)하거나 가능성이 큰(2단계) 피해자는 총 221명에 달한다.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177명으로 파악되며 이중 7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공식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들은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왜 우리한테 메일 한 통, 전화 한 통화하지 않았느냐”며 “우리 아이가 죽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리며 샤프달 대표를 추궁했다. 한 피해자는 "내 아들이 14살인데 호흡기를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며 "놀지도 못하고 학교도 못 간다"고 말하자 샤프달은 "나도 아들이 있다. 이해할 수 있다. 죄송하다"고 거듭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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