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후보자 ‘선거 열전’…연예인·방송인·미스코리아 등 미인계 총 출동
유세 현장에 유명인 및 가족 대거 등장해 지원 사격
2016-04-08 장휘경 기자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4·13총선을 며칠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치열한 유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여야 후보를 돕기 위한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유명 인사들의 지원사격이다. 유명인들이 나와 찬조연설을 하고 흥을 돋우고 악수를 하는 것 등이 후보자들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관심을 끌게 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이 일반 시민들의 평. 특히 지원유세를 돕는 유명인들이 가족이거나 친지일 경우엔 그 효과가 상당했다.
예상대로 이번 4·13 총선 유세 현장에도 어김없이 연예인·스포츠 스타가 대거 등장해 지역 후보와 함께 지지연설을 하거나 함께 인사를 다니며 후보 지명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스타는 서울 송파병의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의 아들 배우 송일국 씨와 서울 중·성동을의 지상욱 후보의 아내인 90년대 톱배우 심은하 씨다.
최근 TV 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송일국 씨의 세 쌍둥이 아들도 유명인이 됐다. 그러나 삼둥이로 알려진 김 후보의 손자 대한, 민국, 만세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직접 유세장에 나타나진 않았다. 김 후보의 지역구인 지하철 개롱역 등지에서 출·퇴근길 인사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김 후보를 돕고 있는 송일국 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선거 유세에 대해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을 것”이라며 “피해갈 수 없고 어차피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머니께 효도하고 욕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송일국 씨가 지역에서 비가 오는 날 우산도 쓰지 않고 시민들과 만나 “안녕하세요. 김을동 후보 아들 송일국입니다. 엄마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는 목격담도 SNS에 올라왔다.
지 후보의 부인 배우 심은하 씨는 본격적인 남편 지원 유세는 하지 않고 있다. 지 후보는 지난달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은하 씨는 남편인 지 후보의 선거 유세에 모습을 내비치는 대신 SNS 인사 등을 통해 조용한 내조를 펼치고 있다. 지 후보는 지난 29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아내 심은하가 ‘정치인의 아내’가 아닌, ‘지상욱의 아내’로 살아가길 원한다”는 속내를 밝힌 바 있다.
스타 가족들 지원 유세 단연 으뜸
지 후보의 아내 심은하 씨 이외에도 서울 강동을의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의 아내, 배우 박정숙 씨와 경기 수원을의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의 아내인 전 KBS 아나운서 김경란 씨 등이 ‘그림자 내조’로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했던 박정숙 씨는 ‘대장금’ 속 중전 복장으로 이 후보와 함께 유세 현장에 직접 나서고 있다.
서울 마포을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후보의 조카는 배우 손가영 씨로 인터넷과 SNS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손 후보는 자신의 SNS 등에 조카의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해 5000개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손가영 씨는 드라마 ‘구가의 서’ ‘달콤살벌 패밀리’ 등에서 얼굴을 알렸다.
경기 의정부갑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후보의 조카도 미스코리아 출신의 배우 이하늬 씨다. 이하늬 씨의 모친 문재숙 이화여대 국악과 교수의 오빠가 바로 문 후보인 것. 문 후보는 과거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고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직을 맡는 등 주요 요직을 거친 정치인이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문 후보 지원유세에 여러 차례 얼굴을 드러낸 적이 있는 이하늬 씨는 이번 선거에서도 문 후보를 따라다니며 지원 유세를 벌였다.
대구 수성갑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딸은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 씨다. 윤세인 씨는 지난 19대 총선에선 아버지와 함께 선거용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고, 토크 콘서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결혼한 윤 씨는 최근 출산으로 산후조리를 하고 있어 거리유세에 참석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가족 및 친인척이 총선 후보자의 지원 유세에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아들인 배우 고윤 씨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거리 유세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를 치르면서 후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유명인 등을 통한 유세가 상당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개성 있는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고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친분 있는 유명인들 활약 돋보여
평소 알고 지내던 연예인들의 도움을 받는 후보도 많다.
경기 안성시 선거구 새누리당 김학용 후보의 선거 유세엔 ‘쎄씨봉’ 가수 윤형주 씨와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출동했다. 이들은 안성시 서인사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윤형주 씨는 지지 연설에서 “김 후보는 부지런한 사람, 다른 이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헤아리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노래 ‘조개껍질 묶어’를 직접 개사한 ‘대한민국 큰 일꾼’ 선거 로고송을 공개했다. 엄홍길 씨는 “많은 경험과 능력을 갖춘 자만이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듯이 국회의원도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김 후보는 마치 베테랑 조종사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탤런트 전원주 씨는 며칠간 연속 경기도 의정부를 찾아 의정부갑 새누리당 강세창 후보를 지원했다. 보통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잠깐 얼굴을 비추고 돌아가는 지원 유세와는 다른 ‘진짜 후보자의 엄마 같은 행보’로 의정부 유권자들의 반향을 얻어냈다. 전원주 씨는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포즈를 취해주고, 시장 상인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며 친근감을 주는 등 애칭 ‘국민엄마’의 여유를 보여줬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의 유세에는 배우 김수미 씨가 지원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수미 씨는 정 후보와 함께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났다. 정 후보는 SNS에 “국민배우 김수미 누님이 저를 돕기 위해 오셨다. 02학번 대학생 같다고 하신다. 02학번 과잠(대학교 과별로 맞춰 입는 점퍼)이 잘 어울리는 정세균”이라며 친분을 나타냈다.
‘격전지’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는 최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가수 장혜진 씨와 방송인 박은지 씨를 초대했다. 과거 다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이 후보는 자신의 방송계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서울 성북을 지역구의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는 가수 이용 씨가 자신의 히트곡을 개사해 선거 로고송을 녹음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같은 구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후보는 탤런트 이재룡ㆍ윤승원ㆍ장기용, 연극인 최종원, 유도선수 김재엽, 작곡가 김형석 등 유명인을 대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초청했다.
지원 유세에 유리한 직업군은 역시 ‘가수’
이하늬 씨의 외삼촌인 의정부갑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후보 유세장에는 가수 김수희 씨가 ‘남행열차’에 맞춰 문 후보와 함께 박수치고 춤을 추며 시민들의 마음과 발길을 붙잡았다. 김수희 씨는 의정부 KT사거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정부을 후보 유세에도 함께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하늘색 모자, 의상까지 갖춰 입고 후보와 유세차량에 올라 V자를 그리며 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거리와 상가를 돌았다.
의정부을 새누리당 홍문종 후보 유세장에서는 연예인들이 단골로 등장해 분위기를 띄우고 전도사 역할을 했다. 특히 가수 설운도 씨는 감기몸살임에도 링거까지 맞고 나왔다. 그는 히트곡인 ‘상하이 트위스트’에 맞춰 홍 후보와 율동을 하며 힘을 보탰다. 이에 앞서 가수 김연자ㆍ박해심 씨도 ‘화끈하게 신나게’란 곡으로 시민들의 춤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만들었다.
충북 논산ㆍ계룡ㆍ금산의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도 가수 김가현, 탤런트 서인석, 개그맨 김용, 백종원, 가수 클릭비의 노민혁, 김상혁 등과 함께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ㆍ괴산 지역구의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의 유세에는 가수 태진아 씨가 참석했다. 태진아 씨는 검은색 양복에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유세차에 올라 힘을 실어줬다.
대구 수성을의 무소속 주호영 후보에 힘을 보탠 연예인으론 MC 송해, 개그맨 김영철, 배우 박상원 등이 있다.
서울 도봉을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후보는 배우 문성근 씨의 도움을, 서울 노원갑 고용진 후보는 야구선수 출신인 박노준 우석대 교수ㆍ김광선 권투선수ㆍ김지선 컬링선수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축구선수 김태용은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준선 후보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택수 대우증권탁구단 감독은 서울 중랑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도봉을 국민의당 손동호 후보는 직접 지원해주는 유명인사는 없지만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쌍문약국이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모의 딸들에 열광
이처럼 유명인들의 도움을 받아 유세를 펼치는 후보들이 다수지만 올해는 4·13 총선을 앞두고 빼어난 미모의 딸들이 등장해 화제다.
유담 씨의 등장에 SNS 상에서 유 후보는 ‘국민장인’에 등극했다. 유 후보의 기사에 네티즌들은 ‘장인어른, 힘내세요~^^’, ‘사위가 달려가겠습니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SNS에서는 유담 씨의 외모를 두고 걸그룹 미스에이의 수지, 배우 이연희 등과 닮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 후보의 지인들에 따르면 유담 씨는 동국대 법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난 학기 전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을 정도로 학업 성적도 좋다고 한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이 불투명하자 “아버지 선거운동을 돕겠다”며 휴학을 자청했다.
유 후보와 가까운 한 인사는 “담이가 얼굴과는 달리 성격이 소탈하고 털털한 편”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부인 오선혜 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아들은 유담 씨의 오빠로 현재 대기업에 근무 중이다.
경기 고양병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의 딸 장수임 씨도 지역구에서 어머니를 도와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아직 20대이지만 어르신들이 많은 경로당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는 게 특징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어릴 적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아 어르신들과 친밀감이 아주 좋다”고 전했다.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권혁세 후보(전 금융감독원장)도 딸의 미모가 화제가 됐다. 권 후보의 딸 권지윤 씨가 찍은 ‘아빠를 빌려드릴게요’라는 영상은 아버지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공개됐다. 영상에서 권지윤 씨는 “내가 아빠와 함께했던 기억 중에 가장 좋은 건 아빠가 가족들 데리고 미국 유학 갔을 때”라며 “IMF(사태)가 터지고 아빠가 이걸 수습하러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는 정말 아쉬웠다. 그때 이후로 난 아빠를 대한민국에 뺏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권지윤 씨는 “저는 기쁜 마음으로 우리 아빠를 분당과 판교 그리고 대한민국에 다시 빌려드리겠습니다”라고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밖에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의 둘째 딸은 직접 선거운동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방송에 나와 미모를 뽐낸 바 있다.
총선 후보 연예인 가족 재산은 얼마?
한편, 유명 스타들의 지원 유세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가족을 둔 연예인들의 재산내역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연예인 배우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인물은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의 아내 심은하 씨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내역에 따르면 심은하 씨의 재산은 총 23억2105만 원으로 알려졌다. 그 중, 은행 예금이 17억8888만 원 상당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태안의 골프클럽과 3억7000만 원 상당의 서울 중구의 한 호텔 회원권도 보유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의 아내 박정숙 씨는 대구와 서울 이촌동에 각각 보유한 아파트와 은행예금 등을 합해 총 10억5621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특히 박정숙 씨는 남편 이재영 후보(6500만 원)보다 많은 재산을 갖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를 열심히 내조 중인 김경란 전 아나운서의 재산은 은행 예금 3억8000만 원을 포함해 총 5억9213만 원인 것으로 신고됐다.
국민의당 김한길 전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배우자 최명길 씨는 47억 원 상당을 신고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자 아내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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