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굉음에 "기겁”…포천 주민, 美군에 항의 시위
2016-04-04 권녕찬 기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경기도 포천시 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영평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미군이 합의내용을 어기고 예고 없이 폭발훈련을 강행했다며 4일 사격장 입구를 막는 항의성 시위에 나섰다.
4일 ‘포천 영평·승진 사격장 등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미군 측이 3회의 폭파 훈련을 실시한데 항의의 뜻으로 전날 오후 5시부터 미군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어 이날 아침부터 1t 트럭 1대를 영평사격장 정문 앞에 세워 출입을 막는 등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광덕 대책위 사무국장은 "어제(3일) 오후 5시 10분부터 3차례 정도 폭발 소리가 났는데 창문과 집이 다 흔들릴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면서 "도저히 사람이 버틸 수 있는 수준의 소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군 측은 앞서 지난 1일 불발탄 폭발처리 예정 사실을 예고했으나 주민들은 잇따르는 사고와 굉음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과 사과가 있기 전까지 철수할 수 없다며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도 미군이 창수면의 한 포진지에서 예고 없이 자주포 사격을 실시, 이에 격분한 주민들이 영평사격장의 피탄지인 불무산에 올라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격렬하게 반발한 바 있다.
아시아 최대 미군 훈련장인 영평사격장이 위치한 포천지역의 주민들은 밤낮 없는 군 훈련으로 인해 도비탄(발사된 뒤 딱딱한 물체에 맞고 튄 총·포탄) 피해, 도로 파손과 교통혼잡, 헬기 소음,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가축 유산 피해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앞서 미8군 샴포 사령관은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쏜 총알과 포탄이 마을에 떨어지는 잇따른 오발과 도비탄 사고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월 사격 일정표를 작성해 매월 주민들에게 사전 통보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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