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청와대 경호원 남친에 ‘데이트폭력’ 당하던 여친 숨진 채 발견
2016-04-01 권녕찬 기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전 청와대 경호원 남자친구의 데이트폭력을 당하던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29일 오후 6시15분쯤 남자친구 B(31)씨가 거주하는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한 원룸에서 A(31·여)씨가 목을 매 숨진 것을 B씨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현장에서는 'B씨가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에서 B씨는 "25일 친구와 대전에 내려갔다가 29일 집으로 돌아왔더니 A씨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27일 오후 1시쯤 자신의 집에서 밖으로 나간 점과 B씨가 25일 대전으로 향한 점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안 결과 A씨는 27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타살을 의심케하는 흔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평소에도 B 씨가 여자 친구인 A 씨를 자주 폭행했다”며 B씨에 대한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과 유서 필적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2월 경찰청이 발표한 지난 5년간 데이트폭력 현황에 따르면 상해, 폭행, 살인, 강간·강제추행 등이 연간 7000여 건씩 발생했고 특히 살인은 매년 약 100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흘에 한 명꼴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데이트 폭력은 여성 피해자가 대다수이고 재범률이 76.5%로 높은 범죄임에도 단순 개인 간의 문제로 치부해 문제가 커진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폭력이 지속적, 반복적인 특징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두 번 참다 보면 결국 나중에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어 무엇보다 피해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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