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불붙은 골키퍼 경쟁···승자는
2016-03-28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슈틸리케호가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이어갈 골키퍼 주전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친선경기에서 1-0 무실점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9월 3일 라오스전부터 태국전까지 총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하며 1978년 함흥철 감독과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 국가대표팀이 각각 세운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을 넘어서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또 한국은 지난해 8월 중국 동아시안컵 3차전 북한전을 시작으로 태국전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1970년 한홍기 감독이 세운 최다 연속 무실점 경기인 8경기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반면 한국대표팀은 태국전을 비롯해 한국축구의 가장 취약점인 ‘수비진 불안’이 경기 내내 나타나 어렵게 세운 무실점 기록이라는 평가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이 9경기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숨은 공헌자 ‘골키퍼’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날 김승규는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에서 골문을 지킨 김진현이 자신의 소속팀 골키퍼의 부상으로 조기 팀 복귀로 인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기회를 잡았다.
모처럼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전반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며 활약상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습도가 높고 무더운 날씨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 양상에 경기를 끊임없이 조율했다.
하지만 홈경기 이점을 살린 태국은 공격수들을 대량 투입시키며 반격에 나서며 수시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김승규는 후반 12분 태국의 코너킥 찬스에서 아디삭 까이손의 몸에 맞은 슈팅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넘어지며 막아내며 ‘슈퍼세이브’를 해냈다.
또 그는 후반 24분에는 차나딥 송크라신이 찔러준 패스로 만들어진 사랏 유예인과의 1대 1 위기에서 사랏의 터닝 슈팅 방향을 동물적 감각으로 넘어지며 막아내 최대 실점 위기를 ‘슈퍼세이브로’ 벗어났다.
김진현으로 굳혀지는 듯했던 골키퍼 경쟁에 김승규가 태국전 ‘슈퍼세이브’ 향연을 펼치며 슈틸리케호 수문장 주전 경쟁이 김진현과 김승규의 ‘2파전’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며 소속팀 활약에 따라 경쟁의 승자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김승규는 “일부러 기록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라며 “슈틸리케 감독님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시기 때문에 소속팀에 돌아가 최고의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김승규-11경기, 김진현-9경기, 정성룡-2경기 순으로 기회를 줬고 김진현이 김승규보다 출장 기록이 낮은 이유는 쇄골 부상으로 인해 김승규가 많은 경기에 나섰다.
김진현은 약 9개월 간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레바논전을 통해 복귀하며 무실점 승리 타이기록을 세우는데 공헌했고 김승규가 태국전서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9경기 무실점 경기 신기록을 세우는데 1등 공헌해 슈틸리케 감독의 골키퍼 선택에 고심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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