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김상고 회장 배불린 모아저축은행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모아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이 고금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모아저축은행 창업주인 김상고 회장은 배당금으로 주머니를 두둑이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을 이용할 여력이 없는 서민들의 희망이 되어야 할 저축은행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러한 상황을 두고 서민금융의 이율을 낮출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2013년 10억 2014년 25억, 올해 20억 원 배당 받아
금리 체계 개편 정책 등 불합리 구조 합리화 필요성
모아저축은행은 2013년부터 연속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배당 규모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당연히 최대 수혜자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상고 모아저축은행 회장이다. 김상고 회장은 모아저축은행 지분 231만 주(67.77%)를 가지고 있다.
모아저축은행 수시공시에 따르면 모아저축은행은 오는 31일 보통주 1주당 600원, 총 20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2013년 회계 연도 10억여 원 배당을 한 이후 3년 연속으로 배당이 계속된 것이다.
2014년 회계연도 때 배당금은 25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15년 회계연도의 경우 2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듯 보이지만, 저축은행 결산일이 6월에서 12월로 변경된 만큼 배당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없다.
또 모아저축은행의 꾸준한 배당의 배경은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다. 모아저축은행은 2014 회계연도 때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2015 회계연도는 2014 회계연도 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었지만 영업기간 축소 때문이다. 모아저축은행이 한서상호저축은행 시절인 2002년부터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때는 2012 회계연도가 전부다.
결국 실적개선에 따른 배당 확대가 이어졌고, 가장 큰 이득을 김상고 회장이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상고 회장은 모아저축은행 지분 67.77%를 보유하고 있어 총 배당금의 70%가량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모아저축은행은 최대주주는 창업주 김상고 회장으로 되어 있는 가운데, 나머지 역시 김상고 회장의 자녀로 추정되는 특수 관계인으로 알려진다. 기타주주의 경우 역시 김상고 회장의 개인 소유 회사인 주호물산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모아저축은행의 배당은 김상고 회장과 특수 관계인들에게 모두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실적 개선과 배당 실시를 좋게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저축은행권과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들의 대출상품이 여전히 고금리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고, 모아저축은행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서민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강조하고 제2금융권 업체들도 이를 개선하려고 한다지만, 대출을 받는 서민들은 여전히 30%가 넘나드는 고금리에 속앓이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감독원이 선보인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는 은행과 캐피탈·저축은행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금융상품 한눈에’에 등록된 34개 저축은행 일반신용대출 상품의 전 등급 평균 연간 금리는 24.29% 수준이다.
서민들만 봉?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업체 가운데 전 등급 평균금리가 30%를 넘기는 곳은 4곳에 불과한데, 모아저축은행(30.25%)을 비롯해 고려저축은행(30.87%), 아주저축은행(30.58%), OSB저축은행(30.50%), 예가람 저축은행(29.80%) 등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번 3월달 기준으로는 OSB저축은행 29.74%, 고려저축은행 29.70%, 아주저축은행 31.65%, 예가람저축은행 28.77, 모아저축은행 29.29%를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서민들 입장에선 고금리 정책을 펼쳐 수익을 극대화 하고, 이 수익을 기반삼아 배당금을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공급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 고리의 대출을 늘려 이익을 늘렸다. 2015년 하반기(7∼12월)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순이익은 37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1805억 원 대비 1976억 원(52.3%) 늘었다. 특히 이자이익이 3047억 원(29.7%) 늘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일반신용 가계대출 금리도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7월 23.05%이던 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15년 12월 25.57%로 2.5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대출이 일어난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는 2014년 7월 27조7550억 원에서 2015년 12월 35조5830억 원으로 8조 원가량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 체계 개편 및 정책으로 불합리한 구조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소비자 단체의 관계자는 “대부업을 이용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은행권 대출을 받을 여력이 없다는 말이고, 다시 말하면 당연히 연체 이자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저축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펼치는 것은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저축은행은 여건상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대부업체를 찾지 않도록 중간 단계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29.9%나 34.9%나 서민이 느끼는 부담은 별반 차이 없이 엄청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