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국가직무능력표준)와 능력중심 사회
‘능력 중심의 사회’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좌표
2016-03-07 송하식 NCS 전문가
학벌보다 직무능력 강조하는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 본격화
장그래가 활짝 웃는 그 날이 능력 대접 받는 진정한 공정사회
‘능력 중심의 사회’는 우리가 조그만 여유를 갖고 생각하면 그리 멀지만은 않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대한민국의 좌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비등했던 수저계급 논란과 갑질 문화에 대한 비난여론 등을 감안할 때 능력중심 사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두텁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일할 능력은 있으나 학벌과 나이 때문에 차별과 외면을 받는 이들이 너무 많다. 취업 준비생과 인생 2모작에 나서는 중장년층, 조그만 일자리라도 구하는 경력단절 여성 등은 우리 이웃이고 가족인 것이다.
이런 까닭에 능력중심 사회를 홍보하는 공익광고를 소개하면서 현재 취업시장과 학교 등에서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능력중심 사회를 주제로 NCS 활용에 대해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학점은 기본이고 토익까지 만점. /어학연수 공모전 자격증에 중점. /봉사활동 인턴 십 스펙 쌓기 결점. /불합격하셨습니다. /근데 이게 뭐야. 취업은 다시 원점. /NO스펙 NO스펙 그만둬 똑같은 이력. /GO스웩 GO스웩 보여줘 너만의 능력. /스펙과 능력은 별개라는 게 문제. /능력중심으로 바뀌어야 돼 이제. /NCS로 시작하는 일·학습병행제. /능력 있는 내가 바로 대한민국 인재, /NO 스펙 NO 스펙. 그만둬 똑같은 이력./GO스웩 GO스웩 보여줘 너만의 능력, /NO 스펙 NO 스펙. 그만둬 똑같은 이력,/GO스웩 GO스웩 보여줘 너만의 능력, /스펙보다 직무능력으로 평가받는 NCS./능력중심사회의 시작입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상파·케이블 TV와 라디오를 통해 이처럼 방송했던 ‘능력중심사회’ 공익광고 캠페인 영상이 젊은 층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캠페인은 인기 여성 래퍼 타이미를 모델로 내세워 프리스타일 랩 베틀로 현행 스펙 위주 취업 행태를 풍자한 내용이다. 청년 취업 희망자들이 NCS 기반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능력있는 직업인으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재미있게 강조하며 ‘스펙'이 아닌 ‘능력’중심의 사회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10~20대 젊은 층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젊은 감성을 반영한 타이미의 랩 배틀은 기존 ‘공익광고’가 정부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지나치게 경직된 분위기여서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
전공은 상이
동일 이력서 만들기 몰두
이에 앞서 2014년 방영됐던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 홍보 동영상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토익 관련 서적을 뒤져보고 있는 구직청년 오현수씨(27세)는 취업 때문에 토익 스피킹과 OPIC(공인 영어말하기 시험)을 준비하려고 책을 찾고 있었다. 사실 졸업한 지 좀 됐는 데 취업이 계속 안 돼서…
그의 전공은 건축디자인. 대학시절 남다른 감각으로 꽤나 촉망받는 디자인학도였지만 기업에서 전공과 무관한 스펙들만을 요구하는 탓에 ‘제2의 수험생’인생을 보내고 있다.
“취준생들의 현실인 것 같아요. 저랑 같이 스터디하는 사람들 중에는 전공이 다 다른데도 같은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아이러니한 일이죠.”
의미 없는 스펙 쌓기의 현실. 과연 스펙을 요구하는 기업만의 잘못인가요. 하지만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어려움을 털어 놓기는 마찬가지다.
P기업의 이종선 인사담당자는 “각 직무에 대한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합니다. 대기업에서는 시간과 돈을 들여 훌륭한 인사검증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현실적으로 그런 투자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는 아무래도 남들이 다 보는 스펙을 개개인의 노력에 대한 기준점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구직자들이 취업을 위해 어학연수 토익 자격증 등 스펙을 쌓는 데 쓰는 돈은 1인당 평균 6800만원. 또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아놓고 교육시설 교육비용 서류검토 강사초빙 현장실습 교보재 등 또 다시 직무교육을 위해 발생되는 돈은 신입사원 1명당 약 6000만원.
어떤 취업준비를 해야 할지,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 표준화된 기준이 없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과연 대한민국 취업시장을 선진화하고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사람이 기업이고, 기업이 사람이다.” 이처럼 다른 건 다 아끼더라도 사람에 대한 투자만큼은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게 인재경영을 고집하는 기업들의 공통된 경영철학이다. 학벌 성별 출신지역 등을 고려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인재를 직접 발굴해 캐스팅하는 찾아가는 채용 등 스펙 위주가 아닌 능력 위주의 인재를 가려내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을 뽑는 일이 어려워 조금 더 능력이 있는 인재를 가려내고 검증하기 위한 시스템이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 최근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이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NCS는 MBA(실무중심의 경영학석사) 뭐 그런 건가? NCS 교육훈련은 직업교육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없애기 위해 현장 직무 중심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다. NCS는 산업현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국가수준에서 체계화한 기준이다.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은 실제 교육훈련을 잘 받았는지 평가할 수 있으므로 곧 일 잘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또 신규사원에 대한 재교육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NCS는 산업현장 전문가와 교육전문가 3000명 이상이 참여해 개발한 것으로 개발과정부터 고용노동부·교육부·한국산업인력공단·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및 산업별 협의체와 교육훈련기관이 협업함으로써 좀 더 현실적이고, 산업현장의 직무가 곧 교육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산업부문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표준을 만든 것이다.
학벌중심 사회 타파가 NCS의 핵심
요즘 산업현장과 교육현장의 괴리, 그에 따른 고비용·저효율의 취업시장 구조, 청년실업 심화 등이 사회적 이슈화가 되고 있는 가운데, NCS 기반 채용이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능력 중심의 사회 구현은 NCS 기반 채용을 시작으로 NCS 기반 경력개발과 교육훈련, 그리고 NCS 기반 자격제도 개편 등을 포함한 NCS 활용의 극대화로 이뤄질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능력중심의 사회는 능력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 사회다. 앞으로 NCS 활용가치를 높여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으로 활용영역을 넓혀가야 한다. NCS는 활용성, 확장성, 범용성 등을 모두 확보해야 능력중심의 사회구현에 마땅한 도구로써 기여할 것이다.
얼마 전의 일이다. 케이블 TV의 인기드라마 ‘미생’은 ‘장그래’ 신드롬을 낳았다. 이 드라마는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장그래’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대기업 계약직 사원으로 쟁쟁한 학벌과 스펙의 소유자들과 부딪치며 겪는 애환을 그려 우리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장그래’를 포옹할 수 있을 때 능력중심의 사회는 다가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