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레이어’ 그늘 속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이들
2016-03-07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LA다저스의 류현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 볼미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 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자 실력 역시 인정받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올 시즌 메이저리거를 누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쌓으며 장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이들도 있다. 빅 리그를 꿈꾸며 땀을 흘리고 있는 마이너리거들을 만나봤다.
김현수·박병호와 함께 같은 날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최지만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시범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그는 1회 주자 없는 투 아웃 상황에서 중전안타를 쳐내며 한국인으로 시범경기 첫 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최지만은 이후 안타를 추가하진 못했고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끝마쳤고 그는 에인절스 선수들 중 유일하게 교체되지 않은 채 끝까지 경기를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10년 42만5000달러(약 5억1654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타율 0.302 35홈런 211타점의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2015시즌이 끝난 뒤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갖춰 시애틀에서 볼티모어로 이적,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았다.
최지만은 빅 리그 경험이 없는 순수 마이너리거 역대 최고액인 월급 2만5000달러(약 3000만 원)을 받으며 오는 7월 1일까지 빅리그 콜업이 없을 경우 FA로 나갈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되어 있고 메이저리그 승격 시 연봉 65만달러(약 7억9000만 원) 등 좋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룰5 드래프트의 조건인 ‘영입한 선수는 입단 후 90일 동안 무조건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되어야 한다’라는 규정으로 인해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가능성이 커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관해 최지만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6년간 마이너리그에 있었다. 운 좋게 기회가 되어 가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서 뛰게 되면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앞으로의 목표는 다치지 않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세우기보다 매 타석 잘해서 팀에 도움을 주고싶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특히 왼손 타자였던 최지만은 지난해 시즌 도중 시애틀의 트리플 A팀 타격코치인 하워드 존슨의 권유로 양손을 다 쓰는 스위치히터에 도전했고 이 전략이 성공적으로 들어맞았다.
마이크 소시아 LA 에인절스 감독 역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최지만 기나긴 무명 마이너리거 선수에서 메이저리거로 거듭날 기회를 잡았다. 최근 시범경기를 통해 코칭스태프 앞에서 한국인 타자로 첫 안타에 이어 4일 열린 오클랜드와 시범경기에 멀티히트에 3타점을 때려내는 활약을 펼치는 등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경우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큼 다가갈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학주는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최지만과 나란히 6회 대수비로 출전했지만 삼진 1개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충암고 졸업 후 지난 200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2011년 템파베이로 트레이드됐고 2013년 경기 중 입은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해 지난 시즌 후 방출됐다.
이학주는 트리플 A에서 타율 0.220 3홈런 27타점 20도루에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계약을 맺어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참가하는 기회를 다시 얻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새 출발하는 이학주는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공식 초청됐고 팀 내 최고 유망주 투수 7명, 포수 4명, 내야수 7명, 외야수 3명과 함께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려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이밖에 박효준은 야탑고 출신으로 지난 2014년 7월 계약금 116만 달러(약 14억800만 원)에 뉴욕 양키스와 계약해 차세대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그는 183㎝ 73㎏의 내야수로 지난해 양키스 산하 루키리그의 풀라스키 양키스에서 뛰었다.
그는 루키리그에서 48경기 타율 0.239 5홈런 30타점 12도루 14실책과 잔부상으로 인해 데뷔 시즌 성적이 당초 모았던 기대에 못 미쳤지만 미국 야구 환경에 적응하면 재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마이너리그 전문 평론가 존 시클스는 최근 발간한 ‘2016 베이스볼 프로스펙트’에서 양키스 유망주들을 평가하면서 박효준을 팀 내 17위 유망주에 선정한 바 있다.
박효준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열린 자선 야구 대회에 참가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엔 잔부상이 많았다. 첫 시즌이라 경험이 부족했다. 체력적인 부분이 향상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며 미국에서 보낸 첫 시즌을 회상했다.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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